◎구세력 등식화에 불만/“경륜 하루 아침에 되나”/정치권 외곽포진 다선일수록 주요 타깃『노장은 결코 쉽게 죽지 않는다』 세대교체 바람이 외형상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중진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던지는 외침이다. 이들은 『새롭고 참신하다는 것은 역으로 검증받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통한다』며 『경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노장론」을 주창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호언에도 불구, 이들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최근의 정치흐름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실제 과거 청산작업을 계기로 정치쇄신의 기류가 팽배해지면서 중진이라는 위치가 「구세력」으로 등식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중진들은 『이러다 세대교체가 대세로 굳어지는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중진들중에서도 대권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거나 중앙무대에서 화려한 활약을 하는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위협을 덜 느끼고있다. 다만 다선이면서도 정치권의 외곽에 머물러있는 의원들이 세대교체 바람의 주된 타깃이 되고있다.
선거기류가 미묘해지는만큼 중진의원들의 타개수순도 치밀해지고 있다.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지역구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는등 만전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심지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중진들마저 도전자처럼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당중진들은 주로 민주화운동 경력, 옥고를 내세우며 『어려운 시절 숨죽이고 있다가 어느 날 나타나 새 인물론을 내세우는 행위는 후안무치하다』고 세대교체론에 반박한다. 반면 여당중진들은 『지금의 우리사회를 이루어내는데 숱한 일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자들이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은 주로 국민회의의 중진들이 수성에 애를 쓰고 있다. 야당 중진으로는 이명박 의원(신한국당) 노무현 전 의원(민주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종찬(60·4선), 이성헌(신한국당)전 청와대정무비서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김상현 의원(61·4선), 이상현 위원장(신한국당)과 3번째 승부를 겨루는 한광옥의원(55·3선) 등이 있다. 또한 구본태 전 통일원정책실장, 김학원 변호사(신한국당)를 맞이한 김영배의원(63·4선), 조세형의원(64·3선)도 재선고지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있다. 역으로 신한국당의 김영구의원(57·4선)은 야당후보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반면 경기 충청 경남 등에서는 주로 여당의원들이 새 후보들의 도전을 받고있다. 경기의 오세응(63·6선) 이자헌(61·5선) 박명근(68·4선) 김영광의원(64·3선), 강원의 이민섭(57·4선), 충청의 김종호(61·4선), 경남의 황락주의원(66·6선)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중진 대다수는 현재 지명도 등으로 우위를 점하고있으나 경계심을 늦추지않으며 새벽부터 자정까지 약수터인사, 시장방문, 의정보고회 등을 계속하는등 초선보다 선거운동에 열심이다. 특히 일부 중진은 상대후보의 선거법위반을 체크, 고소 고발도 서슴지 않고 있다. 경기지역의 좌장격인 이한동의원(신한국당)은 『일본에서 총리가 되려면 10선은 해야 한다. 선수나 나이는 아주 지엽적인 기준이다』고 강조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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