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구스타 국내에서도 인기돌풍/옷·잡지·PC게임 등 관련상품 불티/외국문화 직수입·과소비상혼 우려신세대 사이에 농구가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각광받는데 힘입어 NBA(미프로농구)에 대한 열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NBA스타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지 못하거나 브로마이드 한두장쯤 갖고 있지 않고서는 아예 신세대 대열에 끼지도 못할 정도이다. 그러나 이같은 「NBA문화」는 미대중문화의 여과없는 직수입이라는 점과 최근 교묘한 상술과 결합되면서 과소비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등에서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세대의 NBA열풍은 최근들어 이들 관련상품 취급점이나 전문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서도 확인된다. 지금까지 학교앞 문방구에서 취급하던 수준을 벗어나 아예 NBA상품을 본토에서 직수입해 공급하는 것이 새로운 「독립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G백화점은 시카고 불스의 스타 마이클 조던의 23번 유니폼 1장에 무려 15만원의 가격표를 붙여놓고 있으나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사의 경우 하루 200∼300명의 중고생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하킴 올라주원과 샤킬 오닐을 비롯, 거의 모든 NBA스타들의 카드와 걸개그림, NBA소속 29개 팀의 페넌트, 대형 브로마이드와 포스터, 전문 서적 및 잡지까지 NBA와 관련된 것이라면 없는 것이 없다.
미국에서 직수입한 의류 모자 등 NBA용품과 농구스타의 카드를 판매하는 다른 M사는 지난 6∼14일 서울 서초구 진로도매센터에서 「NBA슈퍼스타 카드·용품쇼」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매일 500명이상의 청소년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M사는 현재 서울과 울산에 3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안에 매장수를 배로 늘릴 계획이다.
NBA스타들의 포스터와 각종 용품을 이용해 인테리어를 꾸민 「NBA카페」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서울 남영동에 위치한 카페 「NBA」는 농구공과 바스켓을 본뜬 탁자는 물론 실내에 설치된 TV에서는 하루종일 NBA주요경기 하이라이트가 중계된다.
한편 PC통신의 NBA동호인방이나 인터넷의 NBA관련 사이트도 신세대 NBA열풍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NBA광들은 NBA스타들을 소재로 한 총천연색 카드를 수집하고 NBA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밤을 새운다. 6∼12장이 들어 있는 카드 1세트의 가격은 1,000∼9,000원. 그러나 그날 그날의 경기 전적과 선수들의 기록 경신에 따라 카드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특히 마이클 조던의 카드는 낱장으로 20여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NBA라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자부하는 김모군(18·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인기스타나 주가가 오르는 선수의 카드는 언제나 공급이 달리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어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며 『싸게 구입해 운만 좋으면 비싸게 팔 수도 있어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FKN을 통해 생중계되는 주요경기를 보느라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신세대들도 많다. 현지와의 시차탓에 NBA중계시간이 주로 새벽1시 이후이기 때문. 특히 마이클 조던이 속한 시카고 불스팀의 경기가 중계된 다음 날이면 농구광들은 밤을 새워 지켜본 경기내용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대한농구협회 신인철 사무차장은 『신세대들이 NBA에만 심취, 국내 농구열기가 위축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NBA의 프로정신보다는 상품화한 NBA문화만 기형적으로 침투하는 것은 청소년 문화를 왜곡시킬 우려가 크다』고 우려를 표명했다.<박일근·이상연 기자>박일근·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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