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무게로 연료소모 보잉747 2배/“적자 갈수록 눈덩이” 파산상황 몰려여객기로는 사상 최초로 음속을 깬 콩코드가 지난달로 상업취항 2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적자폭을 줄이지 못해 존폐기로에 서 있다. 76년 1월21일 파리를 떠나 다카르와 세네갈을 거쳐 리우 데 자네이루로 첫 취항한 콩코드 여객기는 기술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퇴역을 눈앞에 둔 노병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2015년까지 취항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콩코드운항에 필요한 경비가 늘어나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에어 프랑스의 콩코드담당 프랑크 드부크씨는 밝혔다.
에어 프랑스와 브리티시 에어라인이 공동 운영하는 콩코드는 마하 2이상인 시속 2,160의 속도로 대서양을 3시간만에 횡단할 수 있다. 최대 탑승객은 128명. 현재 파리-뉴욕 항공로만 열려있는데 지난해 1년동안 5만3,943명이 콩코드를 이용했다.
60년대에 개발된 콩코드는 90년대까지 바늘귀모양의 앞모습이 거의 바뀌지 않아 기술적으로 가장 완벽한 형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했다. 거대한 무게에 따른 과다한 연료소모로 운항경비를 도저히 메울 수 없는 탓이다. 콩코드는 시간당 보잉747의 두배에 해당하는 22톤의 연료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뉴욕―파리 승객의 운임은 1인당 6,400달러를 받아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
콩코드는 80년 5월까지 16기가 제작됐는데 2기는 이미 퇴역했고 나머지는 2015년까지 운항할 것으로 보인다. 콩코드는 현재 무사고로 1억1,500만를 날고 있는 중이다.
콩코드 20년사에 얽힌 뒷얘기도 적지 않다. 우선 첫 시험비행이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69년에 이뤄져 여러 사람들의 머리 속에 깊게 남아 있다. 또 팝스타 마이클 잭슨과 헨리 키신저 전미국무장관이 탑승,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프랑수아 미테랑 전프랑스대통령은 공식 여행시 콩코드를 애용했었다.
콩코드측은 94년 새해를 앞두고 논스톱으로 32시간 비행하는 상품을 1인당 2만3,000달러에 판매했는데 탑승객들은 날짜변경선을 두번 넘나드는 바람에 새해를 두차례나 맞는 진기록을 남겼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왕자는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콩코드를 23만6,000달러에 임대해 미국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콩코드는 「아무리 빨라도 소요경비를 추월하지 못하는 불행한 기종」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해 쪽박을 찬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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