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 취임 두달(한국 인터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 취임 두달(한국 인터뷰)

입력
1996.02.28 00:00
0 0

◎“금세기내 세계적 차 만들겠다”/환경우선에 역점·원가절감기구 운영/공격적 경영인으로 평가받고자 노력/다브랜드전략 앞세워 외국시장 공략□대담=정숭호 경제2부장

지난 연말 현대그룹인사로 현대자동차 사령탑을 맡은 정몽규회장이 국내외 재계에서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34세에 한국의 대표적 기업이자 세계적인 자동차업체 경영을 맡은 정회장인 만큼 그의 경영능력과 현대자동차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관심이다. 취임 두달을 맞은 정회장으로부터 한국자동차산업의 현재와 미래, 현대자동차의 경영전략을 들어본다.<편집자주>

―취임 두달이 됐는데 그동안을 평가해주십시오.

『갑자기 직책이 바뀌는 바람에 일을 익히느라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회장이라는 직책이 무척 부담이 큰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자동차생산회사로서 세계 대형 메이커들의 제품을 뛰어넘는 자동차를 개발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게 됐습니다. 앞으로 있는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자동차시장개방으로 고급외제차가 들어오면서 국산자동차의 경쟁력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외국고급차에 견줄만한 고급차를 만들 자신이 있습니까.

『2000년 이전에 벤츠에 못지않은 고급차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아 기술력을 인정받겠습니다. 상반기중 4,000∼4,500㏄급 고급승용차 개발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이 차는 미국의 GM 캐딜락, 일본의 도요타 렉서스, 독일의 벤츠,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같이 해외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 최고급차가 될 것입니다』

―수출확대를 위한 경영전략은 무엇입니까.

『새로운 브랜드로 외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고급대형 승용차를 외국시장에 내놓을 경우 현대라는 이름보다는 새로운 이름이 시장확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우리나라는 자동차산업의 역사가 짧은 실정에서 차를 만들어 수출하다 보니 선진국 자동차에 비해 다소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값싸게 수출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사이 우리업계의 기술수준도 매우 높아져 일부 차종은 어느나라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차는 싸구려라는 이미지 때문에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 브랜드는 이같은 이미지를 씻어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도요타와 닛산도 미국 대형차시장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각각 렉서스와 인피니티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정회장이 너무 젊지 않느냐는 걱정도 있는데….

『처음에는 사실 저도 걱정이 안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두달이 지난 지금은 자신도 붙고 부사장 때와 달리 책임감도 더 느끼고 있습니다. 젊다는게 단점만은 아닐 것입니다. 젊음을 앞세워 패기있게 일해볼 생각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것만은 아닙니다. 대학에 다닐때 아버님(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의 권유로 직원들이 눈치채지 않게 울산공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기능직 사원들이 입사전에 거치는 내부직업훈련학교도 정식수료하는등 나름대로 자동차경영자로서의 기초를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판단의 오류를 막기 위해 중요한 사항은 매일 상오 7시30분 전성원 부회장과 박병재 사장등 경영진과 토의를 통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회장이 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경영스타일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굳이 말한다면 공격적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주영 그룹명예회장이나 정몽구 그룹회장이 공격적스타일의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듯 저도 같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파력있는 경영으로 현대자동차를 세계최대의 자동차회사로 육성할 생각입니다』

―부친으로부터 별도의 경영수업을 받고 있습니까.

『특별히 경영수업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습니다. 일상적인 일은 제가 책임을 지고 경영진과 상의해 결정하지만 중대한 사안은 근무시간에 명예회장의 조언을 받습니다. 명예회장께 보고할 때는 부회장 사장과 함께 합니다. 아버님과는 성북동에 자동차로 2분 거리에 떨어져 살고 있는데 일주일에 2∼4번 찾아가 저녁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녁식사 때 회사얘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조간신문 초판이 배달되면 신문을 보며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하거나 가족들 근황에 대해 대화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독자노선을 걷게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그룹의 일원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아직 세계자동차업계 13위에 불과합니다. 외국의 큰 업체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기술적으로 따라가야 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대그룹도 우리나라에서는 알아주지만 아직은 해외 인지도가 낮습니다. 그룹은 자동차부문이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동차부문은 그룹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해 「시너지효과」로 세계적인 그룹으로 도약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현지공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은 있습니까.

『현재 국내 143만대·해외 1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나 2000년에는 국내 200만대·해외 40만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인도와 브라질공장 건설사업입니다』

―일본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국산자동차들의 경쟁력이 급락하고 있는데 대책은.

『엔화와 달러화의 변화에 따라 국산차들의 가격경쟁력이 등락하는게 사실입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초 원가절감기구인 CR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대의 원가절감 방안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튼실한 차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고 연구개발부문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자동차업체들이 대기오염등 환경문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동안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대기공해를 최소화하려 다각도로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이 펼치는 녹색생명운동에도 후원사로 동참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보탬이 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재생용지로 만든 명함을 내밀며) 이 명함은 취임 후 새긴 것인데 앞으로 모든 사원들에게 확산시킬 생각입니다. 전기자동차 태양열자동차등 무공해자동차 생산도 추진하지만 생활적인 부분까지도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정리=박정규 기자>

□정 회장 약력

▲62년 서울 출생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영국 옥스퍼드대학원 정치학과 졸업 ▲88년 현대자동차 입사 ▲90∼92년 현대자동차 이사 상무 전무 ▲93년 부사장 승진 ▲96년 1월 회장 취임 ▲부인 김나영씨(29)와 2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