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장 확대 교두보 마련/서울∼뉴델리 「신실크로드」 제시/양국간 경제·외교적 협력 가시화26일 열린 김영삼 대통령과 나라시마 라오 인도총리간의 정상회담은 그동안 소원했던 양국관계를 떨치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한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회담주제를 「21세기를 위한 동반자 관계」로 잡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91년 출범한 라오정부가 신개방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양국이 실질협력관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인도는 독립 이후 비동맹노선을 지켜오는 바람에 우리나라와의 수교(73년)가 늦어졌음은 물론 라오 총리의 취임 이전까지 두 나라의 투자및 교역량은 보잘것없었던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인도가 네루식 사회주의를 표방, 경제정책면에서 자급자족을 기본으로 하면서 외국과의 교역을 최소한으로 억제해온 이유도 있다.
그러나 연평균 1%수준에 불과하던 성장률이 신개방정책을 채택한 이후 5%내외로 급신장하는등 인도는 무시 못할 경제적 잠재력을 과시하며 아시아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서울과 뉴델리를 잇는 「신실크로드」를 만들자고 제의하면서 양국의 실질협력관계를 누차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양국정상은 양국 외무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정부간 공동위원회」를 설치, 매년 한차례씩 모여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키로 합의했다. 이와함께 김대통령은 인도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우리의 개발경험을 공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양국정상은 고급기술인력의 지원을 포함해 과학기술분야에서 상호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인도와의 실질협력증진은 이제까지 취약했던 서남아시아에서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비동맹의 맹주로 활약해온 인도의 외교적 역량을 감안해 볼 때 양국의 동반자관계는 우리나라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데 기존의 강대국외에 또 하나의 원군을 확보하는 것으로도 볼수 있다. 특히 유엔안보리이사국에 진출한 우리나라는 앞으로 인도와 국제무대에서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나 북한핵문제의 궁극적인 해결등을 모색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정세및 남북한 관계, 서남아시아의 정세 및 비동맹활동등 양국의 주요 외교적 관심사에 관해 이해를 공유했다는 것은 적지않은 성과라고 할수 있다.<뉴델리=신재민 기자>뉴델리=신재민>
◎정상회담·만찬장 주변 스케치/「동반자관계」 강조속 시종 화기애애/인도식 정원배경으로 사진촬영도
김영삼 대통령은 인도방문 마지막 날인 26일 나라시마 라오 인도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만찬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하오 4시15분(현지시간)부터 1시간30분동안 영빈관인 하이드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은 단독및 확대회담으로 이어지며 「21세기를 향한 동반자 관계」를 주제로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
4시10분 영빈관에 도착한 김대통령은 현관에서 인도의전장의 영접을 받으며 단독회담장인 데칸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라오 총리와 반갑게 악수. 이어 양국정상은 잠시 날씨 및 건강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고 인도식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한뒤 곧바로 단독회담에 돌입. 단독회담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양국 관계자들이 배석한 확대회담은 하오 5시부터 시작.
회담을 끝낸 양국 정상은 무갈룸으로 이동, 공로명 외무장관과 무케르지 인도 외무장관이 서명하는 「한―인도 투자보장협정」과 「한―인도 공동위원회 설립협정」의 조인식에 참석. 이어 김대통령은 라오총리의 배웅을 받으며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한뒤 숙소인 대통령궁으로 출발.
회담이 열린 정부영빈관은 하이드라바드 지역의 부호가문인 니잠가의 뉴델리궁전이었는데 독립과 함께 하이드라바드 지역이 인도연방에 편입되면서 역시 인도정부로 귀속된 건물이라고.
○…김대통령은 이어 이날밤 3박4일간의 인도 국빈방문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라오 총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도정부와 국민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한다』며 자신의 인도방문이 양국의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언급. 라오 총리도 김대통령의 인도방문이 양국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 환담에 이어 두 정상은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
만찬은 공식만찬사와 건배제의없이 진행됐으나 두정상은 통역을 통해 양국 관계와 김대통령의 방문 등에 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우의를 과시.
○…김대통령은 이에앞서 인도상의 등 경제3단체가 공동주최한 오찬에 참석,『두 나라가 태평양과 인도양의 양지역으로 진출하는데 상호 긴밀히 협조해 나가자』고 경제협력강화를 강조.
하얏트호텔에 마련된 오찬장에는 디팍 방커 인도상의회장등 경제3단체대표와 치담바람 상공장관 등 인도의 정·재계인사 2백여명은 물론 최종현 전경련회장,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등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우리측 경제계인사들도 대거 참석.<뉴델리=신재민 기자>뉴델리=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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