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례/통신사업진출 짝짓기·조선 공동기술개발/원진·가원 동업청산,코오롱·효성 삐그덕/무한경쟁·공격경영 바람타고 계속될듯「뭉치고 흩어지고」. 필요에 따라 경쟁업체끼리 전략적 제휴를 맺는 이른바 「적과의 동침」은 물론 이해에 얽혀 동반자의 관계를 청산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사업전망이 밝은 무주공산의 신규사업 또는 대형프로젝트 진출과정에서는 「제휴」가, 사업정착단계에서는 경영권장악등을 위한 「절연」이 게임의 법칙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합종연형(합종연횡)을 방불케 할 정도다.
재계 관계자들은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적자생존의 원리가 정착되고 있고 거센 공격경영의 여파로 이러한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개인휴대통신(PCS) 주파수공용통신(TRS) 국제전화등 신규통신사업 진출을 놓고 대기업간의 물밑 제휴경쟁이 한창이다. TRS사업권 획득을 위해 한솔그룹이 이달초 아남산업과, 한진그룹은 21일 교차지분투자방식으로 효성그룹(PCS)및 해태그룹(국제전화)과 각각 제휴했다. 이번 제휴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통신분야의 기술 운영 서비스분야 노하우를 공유하며 사업권획득에 공동대응체제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올초에는 경쟁관계에 있던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차세대교환기인 TDX 100 개발사업을 놓고 시장주도권 장악을 위해 전격 제휴했었다. 이밖에 삼성 LG 롯데 쌍용등의 탐색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LG그룹은 경기 하남시와 서울 강동역간 경전철 건설사업을 한진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키로 했고 현대 대우 삼성 한진 한라중공업등 국내 조선 5사는 일본조선업계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선박기술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한 바 있다.
반면 한국카프로락탐의 지분을 둘러싼 코오롱과 효성의 분쟁은 묵시적인 협력체제에 금이 가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나이론 3사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 한국카프로락탐은 업체간의 견제로 인해 민영화이후 해당 업체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현재 『경영권장악을 위해 주식을 매집했다』(코오롱) 『회사의 성장성을 기대한 임직원의 자율적 투자』(동양)등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고 코오롱측이 증권감독원등에 진정까지 해놓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해묵은 다툼으로 정리하고 있지만 언제든 공조체제가 깨질 수 있음을 배제하지 못한다.
재계의 현안으로 부각된 기업인수합병(M&A)과 관련, 지분권경쟁의 여파로 동업관계가 끝난 곳도 적지 않다. 경남에너지를 놓고 원진과 가원이 벌인 싸움이 대표적. 원진이 94년 경영권장악을 위해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분쟁은 작년 10월 원진이 경동보일러를, 가원은 경남에너지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동업관계를 끝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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