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 총장 졸업식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 총장 졸업식사

입력
1996.02.27 00:00
0 0

◎선우중호 서울대총장/“편협성 버리고 겸허한 자기발전 추구를”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학문적 성취를 이룩한 시간을 돌이켜보면 먼저 90년대초의 학원상황과 서울대 개교 50주년이 떠오릅니다. 90년대는 학원이 극심한 정치적 바람에 휩싸여 있던 80년대와는 달리 학문적 자유와 생기를 찾은 대학에서 학문과 인격을 연마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이 시기에 학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여러분은 반세기 서울대학교의 역사적 전통이 축적된 토대 위에서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점을 남다른 감회로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여러분을 기다리는 사회는 시련과 도전에 부닥칠 위기가 많은 어려운 곳입니다. 본인은 여러분이 경쟁의 대열에서 낙오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경쟁의 논리를 앞세워 자기 중심적인 편협성에 함몰되지 않고 겸허한 자기발전을 추구하는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날 산업문명의 사회에서 생명의 가치가 무시되면서 생태계의 위기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경제발전 제일주의를 반성하자는 주장도 커져가고 이성의 배타성이나 이성중심적 가치에 대한 회의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려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성의 부정적 효과 때문에 이성에 대한 믿음을 포기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비인간적이고 비이성적 현상이 일상을 혼란스럽게 침투해오는 현실에서 떠맡아야할 사회적 몫과 지켜야 할 정신적 태도가 무엇인지 깨닫고 힘찬 의지와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송자 연세대총장/“무한경쟁·통일대비 실력 재충전해야”

친애하는 졸업생여러분, 21세기를 앞둔 지금 우리는 민족의 앞날을 가름할 역사의 대전환기에 처하여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지난 날의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올바른 제도와 의식의 확립이 선진화를 위해 얼마나 절실한지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달과 세계시장의 통합에 따라 국가들 사이의 무한 경쟁이 가열되면서 독창적인 과학기술과 문화, 강인한 도전의지를 갖춘 민족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념과 체제를 중시하던 낡은 시대가 지나가고 화합과 경쟁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통일을 위한 여건이 날이 갈수록 익어가고 있습니다.

21세기 사회의 주인공인 여러분은 우리 학교 교육이념인 「진리와 자유」정신에 참된 기독교적인 지도자의 자세를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치열한 무한경쟁과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실력의 재충전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치열한 무한경쟁을 이기고 선진 통일한국의 위업을 달성하는 새 시대의 도전에 힘차게 나섭시다.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새 역사를 개척하는 이 시대의 바람직한 지식인 상을 구현하도록 노력합시다. 늘 새롭게 변화하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한발 앞서 추구하는 이시대의 선각자가 됩시다.

◎윤후정 이화여대총장/“소명의식 지닌 21세기 지도여성 되길”

사랑하는 졸업생여러분, 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의 땀과 인고의 결실이며, 학부모와 가족의 희생적 보살핌과 사회에 대한 보답을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이화교정에서 진리의 영원함, 사랑과 헌신의 중요성, 역사깊은 대학의 이념을 체득했습니다.

세계화 정보화 다양화 통합화등의 기본질서가 지배하는 21세기의 사회는 이념과 체제의 벽은 물론, 지식과 행위방식조차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평생동안 이화인으로서 소신을 가지고 주체적이고 능력있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상을 세우고 동시에 조국과 역사앞에 새로운 소명의식을 지닌 지도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기를 기대합니다.

이 시대의 이화인은 조국의 통일,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반듯한 문화국가, 평화공동체를 위한 실천적 주체세력이 되어야합니다.

믿음·사랑·섬김의 고귀한 창립정신의 실천자, 참자유인으로서 여성인간화와 인류전체의 인간화의 선도자, 21세기 개척적인 여성전문지도자, 민족역사와 조국통일을 위한 화해실천자, 지구촌 시대의 유능한 세계인 등 여러분에게 부여된 사명은 자랑스럽고 원대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