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차이무(차원이동무대)가 「늙은 도둑 이야기」를 3월1일∼4월14일 동숭스튜디오 씨어터에 올린다. 89년 초연된 작품을 전면개작하고 연출하는 극단대표 이상우는 『앞으로 「본질적인 코미디」를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을 밝힌다. 연우무대의 창립멤버였던 그가 자리를 옮긴 후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작품내용은 십수번의 전과기록을 가진 늙은 도둑 둘이 부잣집 미술관에 들어가 미술품「금고」를 진짜 금고로 알고 훔치려다 경찰에 붙잡히는 것. 초연작에서 미술관주인을 이 시대의 권력자로 풍자, 배설효과를 노렸다면 이번에는 아직 훔치지도 않은 현금을 둘러싼 도둑들의 분배 갈등, 간첩이 아니냐는 경찰의 으름장에 펼펄 뛰는 「반공도둑」의 면모 등이 강조된다. 이상우는 『오랜 군사독재의 경험을 겪은 우리에게는 사회적 질병이 있다. 이를 코미디로 풀어 봄으로써 치유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헌터 리」 「이정섭의 음식남녀」 「우리들의 저승」 등도 준비중이다.
출연자는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연습때면 즉흥대사로 제작진마저 배꼽을 잡게 하는 이들이다. 전과 18범의 「늙은 도둑」 명계남은 기업 홍보기획자로 착실히 직장생활을 하다가 93년 연극판에 복귀한 후 영화쪽에선 단역전문으로 통한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곧 개봉될 「정글스토리」 「꽃잎」 「코르셋」의 구석구석에 그의 얼굴이 비친다. 전과 12범의 「덜 늙은 도둑」 박광정은 93년 「마술가게」 연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받았고 연기력도 뛰어나다. 유오성은 술취한 동네남자, 술집 댄서, 수사관 등 1인3역을 맡았다. (02)36730792 <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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