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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가속 수출전선 이상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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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가속 수출전선 이상있다

입력
1996.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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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품 가격경쟁력 급락/경기급랭 가능성… 대책세워야/구조개선 소홀로 화자초/일은 순풍에 돛단격 회복세 뚜렷수출전선에 엔저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시작된 엔저 달러고가 올들어 더욱 가속화하면서 우리 주력상품의 수출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TV를 비롯한 가전제품과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일본과 국제시장에서 경합관계에 있는 중화학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져 자칫 전반적인 수출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4월19일 사상 최저치인 1달러당 79엔대를 기록했던 달러에 대한 엔화환율은 지난해 10월 100엔대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 연말 103엔, 올 1월말 107엔대로 엔화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지난해 5월말 100엔당 913원에서 지난 연말 749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1월말 현재 75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엔화약세는 일본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여줬고 이에 따라 국산의 대외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일본기업은 지난해초의 엔고를 뼈를 깎는 원가절감과 경영혁신등으로 극복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저까지 가세하자 순풍에 돛단듯 수출이 회복세를 타고 있다.

경영혁신과 유리한 가격을 무기로 일본상품이 밀려오고 있지만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이미 조선수주는 일본에 밀려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자동차 통신기기 전자부품 기계분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까지 매달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던 수출은 엔저가 본격화한 11월 24%증가에 이어 12월에는 10.4%증가로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더구나 3∼4개월후의 수출동향을 알려주는 수출신용장(LC)내도액은 지난해 11월까지 10%대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12월 3.6% 감소한데 이어 올 1월에는 0.6% 증가에 그쳐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경제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엔고를 맞아 우리기업은 단기적인 수출증대에만 주력하고 구조개선을 소홀히 하다가 이같은 결과를 자초한 것이다. 중화학제품의 경쟁력약화에 따른 수출둔화로 지난해 대일무역수지는 사상최대규모인 155억5,700만달러(94년은 118억달러)로 늘어났고 올해는 적자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또 계측기기 일반기계 광학기기 의료기기 분야는 엔저로 대일수입이 늘어 수지적자폭을 늘릴 뿐더러 국내산업에도 피해를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엔화환율이 90엔에서 100엔으로 11% 절하시 수출은 4개년에 걸쳐 매년 2.0∼2.3% 감소하나 수입은 소폭 감소에 그쳐 무역수지는 매년 7억∼12억달러의 적자발생요인이 생긴다며 이에따라 국민총생산도 0.4∼0.5%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소장은 엔저가 장기화할 경우 수출은 올 봄부터 급속히 어려워지고 이같은 수출부진으로 경기가 급랭하는 경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적절한 환율및 수출촉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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