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순례자 발길/성묘교회·시온산 다락방·갈릴리호수/등 “성령경험” 인파예수탄생 2,000년, 예루살렘정도 3,000년을 맞은 올해 이스라엘을 찾는 기독교인들은 어느 때 보다 성스러운 성지순례의 경험을 맛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최대의 상업도시 텔 아비브의 벤 구리온공항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예루살렘은 인구 50만의 도시. 히브리어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인 예루살렘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뒤 사흘 만에 부활한 골고타언덕 위의 성묘교회, 최후의 만찬장이자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한 시온산의 다락방등 초기 기독교의 자취가 남아 있다. 특히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처형장으로 향했던 수난의 길 「비아 돌로로사」는 동예루살렘의 사자문에서 성묘교회에 이르는 1가량의 좁은 골목길로 순례자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예수의 탄생지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남쪽으로 8㎞가량 떨어져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 있는 베들레헴의 중심가인 메인저광장에는 기독교를 최초로 공인한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339년에 건립한 예수탄생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스정교회와 아르메니아정교회가 각각 구역을 나누어 관리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 교회 출입구의 높이는 120㎝. 누구라도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면서 겸손과 절제의 미덕을 가슴에 새긴다는 것이 교회측의 설명이다.
예수가 성년이 될 때까지 자라난 나사렛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130여㎞ 떨어진 곳에 있다. 나사렛의 도심 한 복판에 우뚝 서 있는 수태고지교회는 성모 마리아가 천사로부터 메시아의 잉태를 계시받은 뜻깊은 곳이다. 해발 380의 나사렛에서 다시 자동차로 동쪽으로 40분을 가면 예수가 본격적으로 가르침을 펴기 시작한 갈릴리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갈릴리에는 예수의 첫 제자 베드로의 집, 두마리의 물고기와 빵 다섯개로 5,000명을 먹인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한 유적등이 순례자를 맞는다. 지난해말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되고 서울―텔아비브 직항노선이 개설되면서 한국의 성지순례자들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스라엘정부는 지난해 예루살렘등 성지를 찾은 순례자를 200여만명으로 추산하고 올해 250만명, 2000년에는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만명을 넘었던 한국인순례자는 올해 개신교 각 교단이 단체 성지순례를 준비하고 있어 1만5,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예루살렘=박천호 기자>예루살렘=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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