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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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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남단연안에 인접한 남위 51도의 남대서양에 면적 1만2천여㎢, 인구 1천8백여명의 조그만 군도가 있다. 영국은 이 군도를 포클랜드라고 하고 아르헨티나는 말비나스라고 부른다. 두 나라가 이 섬의 영유권을 놓고 1백70여년 이상 다투고 있다. ◆19년 파나마운하가 개통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남미대륙의 남단 케이프혼을 돌아가는 대양선박에 석탄과 음료수를 제공하는 중간 보급항으로서 제법 번창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다 할 상업활동이 없는 황량한 초원 지대다. 연중 2백여일 비가 내리고 바람도 세고 추운 날씨가 많아 나무는 없고 풀만 자란다. 지하자원도 없다. 풀만이 풍성, 65만마리의 양과 10만마리의 소가 방목되고 있다. ◆이 섬은 오랫동안의 점유자인 영국이나 그 영유권에 도전해온 아르헨티나에 다 같이 값비싼 부담이다. 영국은 본토로부터 1만1천여 떨어진 이 섬에 파견군 유지, 도서방위, 주민복지비 등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로서는 연안에서 불과 6백4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자국영」의 이 도서가 영국에 계속 점유당하고 있으니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특히 82년에는 전쟁까지 치렀다. 그해 4월 아르헨티나 해군특공대가 기습, 점령한 것이 발단이 됐던 이 전쟁에서 영국은 항모 2척, 상륙공격함, 순양함, 구축함, 프리깃함 등 80여척의 기동함대와 3천여명의 해병대, 원자력잠수함까지 투입했다. 아르헨티나는 2개 보병여단(2만여명)과 본토발진 공군력을 동원했다. 전쟁은 발발 72일만에 영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것이 영유권 분쟁을 매듭짓지 못했다. ◆패전의 아르헨티나는 헌법에 영유권을 다시 명기했고 영국은 다시 이를 항의했다. 도서영유권분쟁은 당사국들의 슬기와 지혜로 풀어 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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