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략회의 해외무역관장들 최우선과제 꼽아/협정 121개… 90연대만 40여개 체결/우회 교두보통한 투자확대 등/지역특성맞는 전략마련 시급「블록깨기」 서울에서 열리는 수출전략회의에 참석중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관장들은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지역블록의 극복을 세계시장 공략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세계무역기구(WTO)출범으로 자유무역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지구촌은 최근 지역블록들로 모자이크처럼 잘게 쪼개지면서 배타적인 편가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체결된 지역협정은 모두 121개. 최근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이 유럽연합(EU)에 가입했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출범하는 등 90년이후 40여개의 지역협정이 체결될 만큼 지역주의의 바람은 거세지고 있다.
블록이 가장 난립한 지역은 단연 미주대륙이다. 미국은 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토대로 궁극적으로 중남미권을 포괄하는 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남미권의 블록난립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는 60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7개국이 창설한 라틴아메리카 자유무역연합(LAFTA)을 시작으로 중미공동시장(CACM) 안데안공동시장(ANCOM) 카리브공동시장(CARICOM) 라틴아메리카통합연합(LAIA) 3국간 자유무역협정(G 3) 등이 있고 95년 남미공동시장이 발효되면서 중첩된 지역블록들을 일부 통합했다. 박중근 상파울루무역관장은 『궁극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하나로 통합되겠지만 각국 경제력의 차이 등으로 인해 상당기간 난립상태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럽도 동구를 중심으로 상당한 군소 블록을 거느리고 있다.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가 93년 체결한 중부유럽자유무역협정(CEFTA)은 97년 공산품교역완전자유화를 목표로 발트3국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으로 세를 키울 전망이고 러시아 벨로루시 카자흐스탄이 94년 체결한 CIS관세동맹, 흑해지역경제협력(CEMN) 등 블록권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지역주의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가 참여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말고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7개국 중심으로 금세기중 관세자유화를 노리고 있는 동아시아제국연합(ASEAN), 인도 등 서남아 7개국이 지난 연말부터 역내 특혜관세부과를 시작한 서남아지역협력연합(SAARC), 말레이시아가 미국중심의 블록화에 반발하면서 만든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 등이 있다. 여기에 동남아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중화경제권까지 세계화상회의를 고리로 무형의 블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여 아시아공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역관장들은 『블록난립은 역내특혜관세 등 배타적 이익을 전제로 한 탓에 해외시장진출로 성장해온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며 지역특성에 맞는 블록 깨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봉한 미주본부장은 『우선 주변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적극적인 현지화전략이 필요하다』며 『미주의 경우 단기적으로 멕시코투자확대를 통해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범미주자유무역지대에 대비, 합작 또는 M&A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중남미지역 투자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허상진 구주본부장도 『동구권의 지역블록은 향후 유럽연합으로 흡수되기 위한 전단계』라며 『동구권에 대한 투자진출을 서둘러 우회진출기지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회기지를 통한 투자진출확대가 향후 군소블록들을 흡수하게 될 NAFTA EU 등 거대 블록시대를 준비하는 첩경이라는 얘기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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