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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북 귀환뜻 단순표류” 판단/구조 북선박 4명 송환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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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북 귀환뜻 단순표류” 판단/구조 북선박 4명 송환결정

입력
199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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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관계 의식 망명여부로 한때 긴장/특수신분·30일분 식량준비등은 의문사회안전부 요원 3명을 포함, 모두 4명이 승선한 북한 선박이 49일간의 표류 끝에 일본 당국에 의해 구조된 사건은 단순 해난사건인가, 아니면 정치적 망명기도 사건인가. 북한선박이 표류해 온 일본 후쿠이(복정)현 쓰루가(돈하)항 해안은 87년 김만철씨 일가가 선박편으로 북한을 탈출, 『따뜻한 남쪽나라에 가고 싶다』며 망명을 요청해 온 곳으로 우리의 기억에 생생한 지명이다.

일해상보안청은 20일 탈진상태로 구조된 4명중 3명이 특수신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망명여부를 두고 긴장했으나 이들이 북한귀환의사를 분명히 밝히자 「안도」하는 표정이다. 일본 당국은 이미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정부에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보안청 쓰루가 해상보안본부 오모타니(중곡)총무계장은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엄밀한 의사확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 『임시확인과정에서 이들은 명백히 북한송환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건강이 회복되는 1∼2주후 최종 확인절차를 거쳐 송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해상보안청의 조사에 따르면 박성일 선장(38)등 4명이 탄 「ㅈ소6052」호(14톤급, 약10×4, 30마력)는 지난해 12월31일 하오9시께 나진항을 출발한 후 지난달 2일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기 시작했다. 49일간의 표류끝에 일본 후쿠이현 중부 에치젠곶 18해리 앞바다에서 일본어선에 발견됐다.

쓰루가 해상보안부의 경비정이 현장에 접근해 수색한 결과 극심한 영양실조와 탈수상태에 빠진 승선자 4명을 발견, 이들을 구조해 쓰루가 시립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하고 있다. 박선장과 김용일(22) 진동운(20) 최행모씨(41)등 4명중 3명은 1주일, 나머지 1명은 2주일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모두 나진에 살고 있는 이들중 최씨를 제외한 3명은 사회안전부 요원이며 특히 김씨와 진씨는 나진시 관곡동의 군대기숙사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처음 나진출항이 어로목적이라고 밝히고 표류중에는 한동안 어획한 대구알등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에 어로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고 일반어선과는 다른 기관선박의 번호를 달고 있다는 점등에서 어선이 아니라 북한의 단속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당국의 「단순표류사건 처리」방침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완전히 가시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배가 너무 낡아 통상적인 순시선으로 보기 어려운데다 무전기와 나침반등 최소한의 장비조차 없다. 야간출항에도 불구하고 49일간의 표류중 마지막 10일정도를 빼고는 음식물과 물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준비를 한 듯한 상황도 쉽사리 설명되지 않는다.

이에따라 정치적 망명기도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일본측이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태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의문점들은 이들의 건강이 회복된 후 본격적인 조사과정에서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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