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부시부모 모시며 1인다역 억척/4.3만점에 4.09점… “임상약사” 포부22일 열린 숙명여대 졸업식에서 34살의 가정주부가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했다. 주인공은 86년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92년 이 학교 약학과에 입학했던 김승란씨(34·광명시 하안동 주공아파트). 4.3만점에 4.09점을 받았다. 김씨는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며느리. 시할아버지(87)와 시부모를 모시고 6살짜리 아들까지 있다. 며느리 아내 어머니에 대학생이라는 4가지 역할에 성공해 수석졸업은 더욱 빛이 난다.
김씨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데는 무엇보다 가족들의 이해와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겸손해 했다. 남편 이정희씨(35·서울버스(주) 총무계장)는 『대가족을 뒷바라지하는 주부로서 뒤늦게 공부를 결심, 수석졸업까지 한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김씨가 약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86년 시립대를 졸업하고 몇차례 사회진출에 실패한 이후. 대학 3학년때인 84년부터 고시공부를 했는데 고배를 마시고 취직시험에서도 몇차례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던중 89년 만난 남편 이씨가 용기를 주었다. 남편은 89년 결혼후 집안 일과 90년 태어난 아들의 양육을 도맡다시피 했다.
김씨는 92년 숙대 약학과에 합격, 가족들의 배려에 보답했고 10년 아래의 막내동생 같은 신세대 학생들 틈바구니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다.
현재 서울중앙병원에서 인턴약사로 근무중인 김씨는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대하는 임상약사로서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뒤늦은 사회출사표를 밝혔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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