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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글은 싫어요” 대학교재도 만화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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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글은 싫어요” 대학교재도 만화시대

입력
1996.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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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세대」 취향반영 학술서적 등 각색 인기『재미없으면 공부하기 싫다』 「그림으로 공부하기」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TV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한글을 배우고 만화영화와 컴퓨터게임을 즐기며 자라난 지금의 20대들은 명실공히 비주얼(VISUAL) 세대. 따분한 글씨와 부호로 가득찬 학습서가 재미있을 리 없다. 글자보다 그림이 많거나 아예 만화책으로 만든 「재미있는 학습서」가 속속 등장, 신세대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만화책이 대학교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딱딱한 내용을 재미있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역사, 중국고전, 철학사등 「만화로 보는…」 책들이 봇물을 이룬 것은 이미 오래전. 상식수준에 머무르던 교양만화책외에 최근에는 전문적이고 까다로운 내용을 다루는 본격학습만화까지 등장, 대학교재로 채택되기도 한다.

지난해말 출간된 「공업수학이라면 이제 만화로 공부하세요」는 공대생 대상의 난해한 공업수학 수식을 만화로 재미있게 엮은 학습서. 주인공 「미방이」가 「공업수학도사」로부터 뉴튼의 냉각법칙, 방사능물질 붕괴법칙, 멱급수해법등을 배워 깨달아가는 과정이 내용이다.

이 책을 「공학수학」과목 주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저자 조재경교수(39·경상대 전자재료공학과)는 『수식을 나열한 기존교재들은 지루해서 오히려 학생들이 흥미를 잃게 했다』며 『시각적으로 재미있게 꾸려진 교재가 학생들의 주의를 환기하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PC통신 서울대동호회 정보란에 「쉽고 재미있을 뿐 아니라 수준이 높다」고 추천되기도 한 이 책은 찾는 사람이 많아 이미 3판인쇄에 들어갔다.

사회·인문계열 대학생들 사이에는 철학자나 사상가의 생애와 사상을 만화로 엮은 교양학습서가 인기다. I출판사에서 펴낸 교양총서는 심리학자 프로이트, 경제학자 케인즈, 문학가 브레히트 카프카 등 서구의 저명한 사상가들의 생애와 사상을 삽화로 구성한 것. 사상가의 신변잡기를 재구성하기보다는 이들이 주장하는 철학적 개념이나 논쟁에 대한 학술적 조명을 중시했다.

대입수험생들 사이에는 만화역사책이 필독서로 등장했다. 방대한 양의 사건과 저술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책으로 공부하다보면 따분하기 십상이지만 만화역사책은 흐름을 포착하기도 좋고 기억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화돼 있는 만화학습서는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내용의 깊이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성균관대 철학과 석사과정 한기호씨(27)는 『고교생이나 학부과정 1,2학년 학생들에게는 만화학습서가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전공을 깊이있게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아무래도 내용이 빈약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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