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6.02.22 00:00
0 0

우리나라가 일본과 무역을 하면서 해마다 쌓이는 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은 지 오래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독도문제나 일본 각료들의 망언, 정신대 문제등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금방 뜨거워지는 여론이지만 속으로 곯고 있는 대일적자에는 의외로 둔감하다. ◆우리의 대일적자는 지난해 1백43억달러(11월까지 실적)였다. 전체 무역적자가 사상 처음 1백억달러를 넘어섰다며 난리들이었지만 대일적자는 연말까지 1백50억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에서 벌어들인 것을 일본 한 나라에 몽땅 다 쓸어넣고도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대일적자 누계는 지난 연말께 1천억달러를 돌파, 1천8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 총외채가 7백80억달러인 것을 보면 주로 대일적자 때문에 외채를 걸머지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0년동안 뼈빠지게 수출해서 번 돈을 전부 다 갖다주고도 모자라 8백억달러에 가까운 외채까지 안게 된 셈이다. ◆이렇게 지독한 편중과 의존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30년동안 대일 무역에서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으니 한국경제의 대일의존구조가 어느 정도 극단적이고 병적인 것인지 알 만하다 할 것이다. 정부가 한때 대일역조 개선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었으나 지금은 문제의식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일본이 방자하고 무례할 때마다 우리는 흥분하고 개탄했지만 달라진건 없다. 격분과 망각을 되풀이했을 뿐 달라질 만한 준비를 한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