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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이동 2천8백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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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이동 2천8백만(사설)

입력
1996.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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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가 시작됐다. 이미 주말인 17일 하오부터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붐볐고, 고속도로에도 역시 고향을 향한 차량들로 이어져 설이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임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올해엔 지난해보다 20%가량늘어난 2천8백여만명이 집을 떠날 것이라니 그야말로 사상최대의 민족대이동인 셈이다.오랜만에 흩어져 있던 가족, 친지 등이 모여 차례를 지내며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가 하면 부모 웃어른 등께 세배 드리고 덕담을 나누는 것은 우리가 잘 간직해야 할 양속인데다, 가족간의 사랑과 이웃간의 정을 더욱 두텁게 한다는 뜻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이처럼 가슴부푼 명절이기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들떠 자칫하면 자기를 잊기쉽다. 그 가운데서 특히 강조되어야 할게 차량운행에서의 건전한 시민의식이다.

작년 설연휴기간에도 전국 고속도로에서는 3천건의 각종 교통사고가 발생해 1백15명이 목숨을 잃고 4천2백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갓길운행, 끼여들기, 난폭운전, 버스전용차로 침범 등이 여전히 예사였다. 또한 도로상에 아무렇게나 내던진 쓰레기 역시 부끄럽기만 한 것이었다. 설과 추석 연휴때만 오물투기로 적발된 것이 1천건이 넘고 8천여톤의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 이를 치우는데만 5억원이 소요되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설을 이틀 앞두고 17일부터 영동, 호남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는가하면 귀경이 시작될 19, 20일에도 눈이 올 것으로 예보되어 일부 지방은 교통불편과 위험이 크게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사한 설나들이를 서로의 주의로 보장해주어야 한다.

설을 맞는 사람들로서는 국민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이라면 소외되어 외로움을 겪는 이웃들에게도 설이라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향민, 불우이웃 등에 대해서도 아픔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이번 설은 15대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있다. 후보들의 선심공세에 휩쓸리지 말아야 하고 각종 탈법행위들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명절때 고향을 찾아 가족이 만난다는 것은 가슴 훈훈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연휴를 이용해 휴양지에서 약식으로 차례를 지내는 것이 세태의 한 모습으로 떠오르고 있는건 어딘가 부자연스럽기만 하다.

설날연휴를 더욱 뜻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안전한 이동을 보장할 시민정신의 발휘와 함께 설 명절의 참뜻을 잊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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