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아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전통적인 미풍양속이다. 올해도 오는 19일의 설을 앞두고 전국 백화점에서 대목을 노려 내놓은 선물세트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설에도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 다같이 백화점이나 메이커들의 탐욕적이고 천박한 상혼에 의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의구심이 앞선다. 백화점의 명성만을 믿고 사서 선물한 선물세트 가운데 값비싼 저질품이 비일비재해 왔기 때문이다.특히 최근에는 선물세트매입자가 요구하는 경우 백화점이 배달까지 대행해 주는 것이 관행이다.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선물세트의 품질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 백화점만 믿고 선물세트품목만을 지정하여 배달을 요구하는 것이다. 백화점은 고객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양질의 물품을 인도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상도의이다. 그러나 이렇게 전달되는 선물세트의 경우 불량품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특히 부패하기 쉬워 처리나 취급에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육가공품, 정육, 갈비, 참치, 은대구 등 축산물과 어육에서 불량품이 많다. 특히 쇠고기는 전통적인 인기 선물품목의 하나인데 육포같은 육가공품의 경우 원래 제품을 가공할 때 양질의 해당부위를 충분히 건조한뒤 포장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건조되기도 전에 수거, 방부제를 친 뒤에 밀폐 포장함으로써 품질을 조악하게 하는 사례가 흔하다.
고객기만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량미달, 바가지가격 등 구태의연한 부당상관행이 그대로 남아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최근 서울시내 유명백화점에서 판매되는 한과류와 견과류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표시량과 실제량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7개 제품(41.2%)에서 실제량이 표시량보다 법정오차(5%) 한도를 크게 벗어난 것을 적발했다고 한다. 심지어 20㎏짜리 포장미의 경우도 약 90%가 실제량이 미달했다는 것이다.
한편 선물세트의 가격(소비자권장가격)도 원래 높이 책정되어 할인하더라도 할인점가격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할인점의 하나인 「킴스클럽」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선물세트의 가격이 일반적으로 30% 이상 비싸고 일부 특정제품의 경우 2배 이상되는 것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 가운데서 백화점의 비중은 급격히 증대하고 있다. 백화점은 신뢰회복을 위해 상도의의 기본인 값싼 질좋은 선물세트(상품)를 제공하는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됐다. 살아남기 위해서도 『소비자는 왕이다』는 서비스정신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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