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더 심해… 시중돈 남아돌아도 그림의 떡/대출세일까지 하는판에 여전히 찬밥신세/대금지급 대기업 내부결제이유 지연일쑤설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이 자금 기근을 겪고 있다. 시중자금은 남아도는데도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구할 수 없다. 특히 대형건설업체들의 잇단 부도로 금융권이 건설업계에 대한 대출을 기피, 건설업계 중소기업들에는 남아도는 은행돈이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회사운영 자금에다 상여금 떡값등 설자금까지 마련하느라 설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한국은행이 설을 앞두고 2조원가량을 집중적으로 풀 계획이나 정작 목타는 중소기업으로 갈지는 의문이다.
임대주택 건설사업을 하는 H사는 주택분양이 안되는데다 겨울철 공사수요도 없어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공공공사의 경우 정부가 공사 선급금 지급비율을 30%에서 50%까지 올림에 따라 20%를 추가로 받아 겨우 설자금을 마련, 예년과 같이 100%의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뾰족한 자금조달 방안을 못찾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은행들이 돈이 남아돈다며 대출세일까지 하는데 막상 돈을 쓰려고 하면 담보를 요구해 중소기업의 경우 실제로 대출받기가 매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최근들어 신용대출이 많아졌다고 하나 중소기업이 은행 돈 쓰기는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종합건설사의 하청을 받는 K업체도 원청업체로부터 어음결제가 제때 되지 않아 설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다. 직원들에게 떡값 지원은 엄두도 못내고 상여금도 다른 회사의 절반수준인 50%만 지급했다. 그것도 사채시장에서 평소 안면이 있는 전주를 통해 담보를 제공하고서야 간신히 조달했다.
하청계약을 하면 계약금을 주기로 했으면서도 내부결제를 이유로 약속보다 2∼3개월씩 늦게 주는 종합건설회사들의 횡포도 중소하청업체의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 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도난 우성건설의 하청업체인 I사도 지난해가 만기인 어음이 아직 결제가 안돼 자금이 크게 딸리고 있다. 지난해 체불임금은 다 받았지만 설전까지 1월분 월급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금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미 발행한 어음의 최종 보유자를 찾아 높은 이자를 주며 결제를 연기해 간신히 부도를 막고 있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올해 설자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균형도 있지만 중소기업중에서도 중화학공업과 건설이나 경공업간의 차이가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이진동기자>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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