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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이나 급속붕괴 없을것” 일치/북한 심상찮다/일·미측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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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이나 급속붕괴 없을것” 일치/북한 심상찮다/일·미측의 분석

입력
1996.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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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김정일체제 구심력 심각하락 상징”/미­“일련의사건 우연… 와해신호 아니다”/앞날불투명 지속따라 돌발 군사행동엔 우려▷일의 시각◁

일본은 북한 보위부원 망명기도사건을 북한체제의 위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면서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언론은 15일 성혜림씨 탈출에 이사건을 묶어 북한 체제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크게 보도했다.

일본이 이번 사건에서 주목하는 것은 ▲거주권이 극히 한정돼 있는 평양의 중심가에서 ▲16일 김정일서기의 생일을 앞두고 경계가 극히 강화돼 있는 가운데 ▲체제유지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원이 일으킨 사건이라는 점이다.

일본은 특히 성씨사건을 다소 평가 절하했으나 발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평양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의 시각은 「식량사정등 경제적 어려움을 배경으로 김정일체제의 구심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본신문들은 국제면등의 해설기사를 통해 일제히「체제이완」「구심력 저하」「불투명한 앞날」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상황을 직접「체제위기」「붕괴조짐」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애써 자제하고 있다.

특히 아사히(조일)신문은 일방위청 방위연구소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교관의 기고문을 통해『이사건을 두고 「망명연발―체제붕괴」의 동구형 구도를 연상하는 것은 북한이 개인숭배의 이질적인 체제에 기반하고 있어 무리가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붕괴론을 거론하는 것은 대북「연착륙」정책에 따른 지원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냉정한 시각을 보였다.

한편 지금까지 해외나 중국, 러시아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것이 유일한 경로였으나 평양의 외국공관을 이용한 탈출기도라는 점에서 앞으로 외국공관, 특히 러시아나 동구대사관을 활용한 망명기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본내에서는 활발하다.<도쿄=황영식특파원>

▷미의 시각◁

클린턴미행정부는 경제난 악화와 엘리트계층의 이탈등 김정일체제의 동요조짐에도 불구하고 북한정권이 붕괴 직전에 다다른게 아니냐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근거가 희박한 가정」으로 보고있다.

행정부 관리들은 최근 북한내외에서 잇달아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사건들이 우연히 겹쳐 발생하는 것일 뿐 체제와해를 예고하는 총체적인 신호로 파악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이다.

미국무부의 한 관리는 14일 성혜림씨 탈출과 북한보위부원의 러시아대사관 망명기도를 「개별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같은 사건들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같은 이유에서도 연락사무소의 개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동구국가들의 멸망과정에서 나타났듯이 공산체제의 붕괴는 내부세력에 의해 촉발되게 마련이지만 북한의 경우 김정일체제가 건재하고 군부를 비롯한 정부기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물론 북한사회내의 불안정성이 장기간 지속돼 자칫 핵동결의 파기나 돌발적인 군사행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해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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