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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고급 전쟁기술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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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고급 전쟁기술 팝니다”

입력
1996.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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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장성들 운영 군사컨설팅회사 MPRI/구유고 등 전세계서 성업 94년 56억원 벌어『미군의 고급 전쟁기술을 팝니다』

퇴역 미군 장성들이 운영하는 군사 컨설팅 회사가 전세계를 무대로 성업중이다. 회사명 군사전문전략회사(MPRI). 사원 150명이 군복무시 계급장에 달았던 별을 합하면 줄잡아 200여개.

MPRI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구유고 내전에서다. 당시 MPRI는 크로아티아군이 세르비아계가 장악하고 있던 크라이나 지역을 탈환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94년 9월부터 크로아티아군에 미군의 전략·전술을 철저히 전수한 결실인 것이다. MPRI가 교육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개발해 낸 이른바 공지전(Air-Land Battle)전략과 이에 따른 무기운용법이다. 미군의 전략과 무기로 무장한 크로아티아군은 세르비아계가 4년간 장악하고 있던 크라이나 지역을 2주일만에 전격적으로 탈환, 내전의 방향을 돌렸다.

MPRI가 크로아티아 정부와 계약을 하는데는 미국무부가 깊숙이 개입했다. 국무부로서는 공화당 중심의 의회가 미군의 참전에 부정적이었던 만큼 민간회사가 뛰어드는 게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 국무부는 최근에도 보스니아 회교정부군 훈련에 MPRI를 고용하도록 보스니아정부에 권고하는 등 MPRI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MPRI의 활동무대는 다양하다. 스웨덴군과 중국군에 걸프전의 경험을 교육했을 뿐 아니라 내전중인 라이베리아와 앙골라등에서도 정부군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구소련블록 국가를 대상으로 활발한 세일즈에 나섰다.

MPRI는 87년 2차대전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바 있는 포병출신의 버논 루이스 장군이 7명의 퇴역장성과 함께 설립했다. 94년 총수입은 720만달러(56억원 상당)로 최근 해외지사까지 세웠다.

미합동특수전부대 지휘관 출신의 칼 스티너 장군, 노리에가를 축출한 파나마작전을 지휘했던 미남부군 전사령관 맥스웰 투르만 장군, 미유럽주둔군 사령관을 지낸 크로에센 장군, 미중앙정보국(CIA)군사고문을 역임한 하디스티 장군등 역전의 노장들이 임원이다.

MPRI의 초창기 주요 사업은 미국방부의 전략과 워게임(가상전쟁)프로젝트 수주였다. 걸프전때는 미군에 대한 전략지도로 탁월성을 인정받았으며 현재도 최대 고객은 미국방부다.

MPRI에 대한 평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비판자들은 MPRI가 탈냉전을 기회로 전략기밀을 제3국에 판매해 국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전세계에 미국식 군사교리를 전파, 미국의 영향력을 영구화하는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그러나 MPRI는 미정부와 군수업체의 전위로서, 지구촌의 분쟁을 오히려 환영하는 「고급 용병」이란 윤리적 비난은 면하기 힘들 것 같다.<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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