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 추세 따라 생산라인 철거/수작업으로 완성품 조립 생산성도 높아「문제는 사람」이라는 화두가 일본 제조업계 현장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완전 분업과 자동화를 통해 대량생산을 해온 각공장의 생산라인이 잇달아 철거되고 그자리에 사람이 들어앉기 시작했다. 수작업으로 한사람이 완성품 수준까지 조립하는 「셀(CELL)생산방식」이 각공장에 퍼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최근 특집연재를 통해 이같은 「인간복권」바람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추세에 따른 것이나 생산성 증대효과가 예상외로 커 92년이후 역전된 미국과의 생산성향상 경쟁에서 일본의 새무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전기 전자 시계등 중심산업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새흐름의 선두주자는 시즈오카(정강)현 시미즈(청수)시의 히타치(일립) 에어컨공장. 이 공장은 93년 공장혁신을 통해 납품기일을 종전의 절반정도인 17일로 단축했다. 과거 6개의 50짜리 조립라인이 나란히 서있던 이 공장은 조립라인대신 U자형의 기묘한 라인이 13개 들어서 있다. 각라인에 40∼50명이 붙어 한사람이 15가지의 공정을 맡고 있다.
워드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는 도시바(동지) 오우메(청매)공장은 더욱 인상적이다. 각종 횟감을 앞에 늘어놓고 손님의 주문에 따라 생선초밥을 만들어 주는 초밥집처럼 각종 기판과 외장부품이 가득쌓인 U자형의 독립된 작업장에서 기능공들이 완성품을 조립해 낸다. 카시오계산기의 자회사인 야마가타(산형) 카시오공장은 최근「꽃삿갓 라인」이라는 소그룹 셀생산방식의 성과가 예상외로 커 대량생산 거점인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에까지 「수출」했다. 비슷한 예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각종 로봇이 인간을 밀어낸 작업장에 다시 인간이 들어와 양질의 제품을 보다 빨리 만들고 있는 현상은 단순한 경제논리를 뛰어넘어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흐름이 아닐 수 없다.<도쿄=황영식특파원>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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