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폐유리섬유 이용 획기적 불연성단열재 개발/연구비로 빚 눈덩이… 제품생산 눈앞서 부도 “발동동”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청이 발족하고 정부 각부처와 재벌기업들의 각종 중기지원책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현장에선 부도도미노속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힘없이 쓰러지고 있다. 이들중에는 변화를 따라가지못해 어쩔수없이 낙오하는 한계기업들도 많지만 국제수준의 기술력과 분명한 경영의지를 갖고도 주변여건 때문에 도산하는 기업도 적지않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단열재 제조업체인 문화정밀의 최영모사장(52)은 세계 최초로 폐유리섬유를 이용해 섭씨 1,700도에서도 타지않는 불연성단열재를 개발했으나 제품생산을 눈앞에 두고 부도가 나는 바람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최사장은 89년부터 LG전자에 온풍난방기용 보온단열재를 납품해오다 단열재에 사용하는 유리섬유중 30% 이상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사실을 발견하고 폐유리섬유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게 됐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연구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그칠새 없을만큼 갖은 고생을 한 최사장은 드디어 5년만인 지난해 9월 폐유리섬유에 규산과 10여종의 특수물질을 첨가해 만든 획기적인 단열재 「MH 10」을 개발했다.
이 단열재는 두께 15㎝로 만들었을 때 앞면에 섭씨 1,700도의 고열을 가해도 타지않는 것은 물론 뒷면에서는 불과 40도의 온도만 느껴질 만큼 단열효과가 탁월하다.
또 공기중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에 방음기능까지 뛰어나 획기적 건축용내장재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단열재는 성능이 뛰어났음에도 빛을 볼 수가 없었다. 한해 매출 6억원대에 불과한 이 회사가 매년 2억원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쏟아붓는 바람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사장은 단열재의 상품성과 자신의 능력을 인정한 J은행등 채권단이 형사고발등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아 경남 함안군 법수공단내 공장을 계속 운영하며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50여명의 종업원 대부분이 부도후 뿔뿔이 흩어졌지만 6명은 공장을 지키며 최씨를 돕고 있다.
최사장은 자원재생공사로부터 5억원을 융자해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담보를 구하지 못해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납품선도 끊어져 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사장은 『중소기업들이 지금의 위기를 혼자 힘으로 극복하기는 너무 힘든게 현실』이라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부도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설비투자를 도와준다면 사업을 함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박정규기자>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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