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연공서열 인사관행 타파요구 겹쳐/“작년 이미 36명탈락… 교체폭 작을수도” 지적도주총을 앞둔 은행권이 임원인사로 술렁이고 있다. 22∼27일 실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임기가 끝나는 70여명의 임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교체되고 임기가 끝나지 않은 임원중 일부도 중도탈락할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은행 임원들은 특히 지난해 비자금파문과 증시침체에 따른 주식투자 손실로 실적부진을 보여 이번 주총을 앞두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치열한 금융기관간 경쟁과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공서열식 인사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임원교체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이미 임기만료 임원중 40%가 넘는 36명이 탈락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져 올해는 교체폭이 의외로 작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시중은행(15개) 31명, 지방은행(10개) 22명, 특수은행(4개) 12명 등 모두 65명(농수축협 제외)이다. 이밖에 은행연합회(3명) 금융결제원(2명) 등 금융유관기관까지 합하면 70여명에 달한다.
이중 올해 임기만료되는 은행장은 최종문강원은행장 홍세표한미은행장 이창희부산은행장 등 일반은행장 3명과 정부임명직인 박종석주택은행장등이다. 이우영전중소기업은행장이 초대중소기업청장으로 영전, 중소기업은행장이 공석중이다. 중임임기를 마치는 이부산은행장은 「3연임 불가원칙」에 따라 퇴임이 확정된 상태다. 최행장과 홍행장은 은행장후보로 선출돼 연임이 굳어져 있다.
이전행장의 후임에는 신명호재정경제원2차관보 신복영금융결제원장과 유시렬한국은행부총재가 거론되고 있으나 구본영청와대경제수석의 『금융기관장은 내부승진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으로 최기혁부행장의 내부승진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부산은행장의 후임으론 이련형전무의 내부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잔여임기 2년을 남긴채 돌연 사퇴한 홍희흠대구은행장의 후임에는 서덕규전무가 은행장후보로 추천돼 내부승진이 확정적이다.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노사간 진통을 겪고 있는 동화은행은 대주주모임인 확대이사회가 노조에 「6개월만에 흑자전환하지 못할 경우 은행장을 포함한 전 임원의 교체」를 중재안으로 내놓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전무·상무급의 경우 상당수 교체가 예상된다. 조흥은행은 임기만료 임원 2명가운데 권태목상무가 와병으로 지난달 퇴임, 공석중이며 이종근상무는 지난해 은행권 업무이익 1위를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유임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상업은행은 3명의 임원이 임기가 끝나는데 자회사로의 이동을 포함, 1∼2명의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서울은행의 경우 무배당을 기록하는 실적부진을 보여 주주들이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지 주목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3명의 초임상무들은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은행은 5명의 임원임기가 끝났는데 이중 박준환전무는 유임쪽이 우세하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는 16명. 감사임기는 내년부터 3년으로 늘어나 감사자리를 둘러싼 경합이 치열할 전망이다. 더구나 동화 평화 등 10여개 은행의 감사가 대거 임기가 만료된다. 한은 고참부장 2명정도가 감사로 옮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유승호기자>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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