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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화전 예술적 탐색 아쉽다/「영혼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전」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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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화전 예술적 탐색 아쉽다/「영혼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전」파장

입력
1996.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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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정 도심공개 나체쇼 상혼” 비판 귀 기울여야/“작가 제작현장 관객참여로 미술이해 일조” 주장도 누드미술 도입 80주년을 맞아 전시회가 잇따르면서 누드작업의 예술적 탐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본도쿄(동경)예술학교에 유학했던 서양화가 김관호씨(1890∼?)가 1916년 「문부성미술전람회」에서 특선한 작품 「석모」를 최초의 누드화로 평가한다. 현재 열리거나 기획된 전시회 중 미술전문 CD롬 타이틀제작회사 「다인테크」가 기획한 「영혼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전(13일까지 공평아트센터, 02-733―9512)과 예술의전당 주최의 「한국누드 80년전」(12월20일∼97년 9월28일, 한가람미술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작가 50명의 누드화 100여점을 전시하면서 누드크로키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영혼을 담는…」전은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도 지난 1일 개막이후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입장,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단원 김홍도탄신 250주년기념 특별전」수준에 육박한다. 두 명의 20대 여자모델을 대상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의 작업현장을 공개하는 이 전시회에 대해 『예술이라는 이름을 빌려 도심에서 나체쇼를 벌이는 상행위』라는 비난도 없지 않다.

 미술평론가 L씨는 『누드작품은 인체에 대한 새 해석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작가의 정체성, 사회상과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신비스런 결과물』이라며 『조형적 완성도가 낮을 경우에는 「네이키드(예술성이 결여된 누드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다 성에 대해 개방적인 외국에서도 누드작품제작은 스튜디오에 국한된 사적 창작과정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를 공개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루 두번 실시하는 제작실연 때 대부분의 관람객이 여체감상만을 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은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눈구멍을 뚫은 팸플릿으로 얼굴을 가린채 모델들을 보는 청소년들이 누드크로키제작을 예술행위로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전시장을 찾은 김모씨(45)는 『외설스럽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성의 은밀한 부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일종의 공연」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관할 종로경찰서는 『공연장도 길거리도 아닌 밀폐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행위로 판단해 단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인홍다인테크멀티미디어본부장은 『누드크로키 제작현장 공개는 작품이 탄생하는 작가들의 아틀리에를 보여줌으로써 일반인들의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누드화 80년사를 회고하는 예술의전당의 「한국누드 80년전」은 누드미술의 변천과정을 통해 20세기 한국미술사를 조망하는 기획. 도쿄예술학교 서양화과를 수석 졸업했던 김관호씨의 졸업작품 「석모」(도쿄대 예술대소장), 김흥수씨의 제1회국전 입선작이었으나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전시장에서 철거된 「군라상」등 대표적 누드화 200여점이 출품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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