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자화폐」 지구촌 경제활동 바꾼다(NEW 미디어혁명:6)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자화폐」 지구촌 경제활동 바꾼다(NEW 미디어혁명:6)

입력
1996.02.09 00:00
0 0

◎안방서 인터넷 가상상점 물품구입·대금 자동결제/미 컴퓨터­카드사 “황금알 거위” 앞다퉈 사업 투자컴퓨터는 우리의 삶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방안에 앉아서 물품을 구입하고 가상박물관을 찾아갈 수 있으며 우편배달체계를 거치지 않는 전자우편이 급속도로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물품구입과 대금결제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구촌 6,000만명이 사용하는 인터넷은 경제활동의 근간인 화폐의 개념마저 바꿔놓고 있다.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전자화폐」는 화폐 자체는 물론 은행등 금융기관과 통화를 관리하는 정부의 역할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화폐는 소비자와 판매회사(상인) 은행 전자화폐회사 등 거래주체가 암호화한 컴퓨터파일에 인위적으로 화폐가치를 부여한 「약속화폐」이다. 은행계좌가 있는 소비자는 전자화폐회사로부터 필요한 만큼의 실제화폐를 전자화폐로 교환, 이를 PC에 저장해놓고 인터넷상의 가상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뒤 물품대금으로 지불한다.

현재 초보단계인 전자화폐시장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우선 미국에서만 3,000만가정이 PC를 보유하고 있으며 800만명이 인터넷을 즐긴다. 인터넷 사용자는 구매력이 풍부한 중산층이 많기 때문에 인터넷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곤 한다. 포레스터 리서치사는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한 상품구매는 앞으로 5년이내에 매년 69억달러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넷스케이프 등 미국의 내로라 하는 컴퓨터회사와 비자 마스터 등 유수의 카드회사들은 전자화폐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 회사들은 인력과 정보력을 무기로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미버지니아주 레스톤시에 본사를 둔 사이버캐시(CyberCash)사는 대기업들에 비해 규모는 뒤지지만 전자화폐에 관한 한 결코 손색이 없다.

본사 50여명과 일렉트로닉 캐시(E―Cash)를 전담하는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지사의 15명이 직원의 전부인 사이버캐시사는 세계최초로 인터넷에서 전자상거래 및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자인 윌리엄 멜튼은 판매시점에 크레디트카드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거래의 안전성」면에서는 단연 선두에 나서 있다.

샌프란시스코시와 남쪽으로 맞붙은 레드우드시의 한적한 교외에 자리잡은 레드우드지사는 40평도 되지 않는 평범한 사무실이 전부였다. 사람을 압도하는 거대한 첨단장비나 변변한 연구실조차 없다. 그러나 전자화폐에 관한 마케팅과 기술분야의 최고두뇌인 직원들은 각자의 PC로 연구에 한창이다.

스티브 클레베 기술이사는 『사이버캐시사는 미래의 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와 전통적 금융체계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도록 편리하고 신속한 결제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사업성패의 관건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소비자와 상인, 은행이 모두 안심하고 거래하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인터넷에서 화폐가 오가는 「전자자본주의」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이 돈을 노린 해커들이 날뛸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사이버캐시사는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웰스 파고사와 소비자의 신용카드 및 영수증을 암호화해 전송하는 보안기술을 공동개발, 미국 정부로부터 특허를 얻어냈다.

사이버캐시사는 이를 토대로 지난해 여름부터 인터넷에서 실제로 상품과 용역을 구입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전자화폐서비스(주소http://www.cybercash.com)를 미 전역에 실시하고 있다.

소비자는 사이버캐시 서버에 연결되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받아 가상상점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고 상인은 고객의 거래은행에 소비자의 신용상태등을 확인한 뒤 영수증을 발급, 거래를 마무리한다. 이 처리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은 우표값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사이버캐시사는 퍼스트 US 뱅크등 5개은행, 마운틴 뷰등 30개 상점과 계약했다.

그러나 현재의 서비스는 크레디트카드로 대금을 결제해 상인이 고객의 거래은행에 신용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진정한 전자화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해 클레베 이사는 『사이버캐시사는 전자화폐의 결정판인 「E―Cash」를 올해안에 본격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5월부터 가입자에게 E―Cash를 100달러씩 나눠주고 유통과정과 위조가능성을 실험해본 결과 「위조」를 막을 수 있는 보안체계가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E―Cash는 사이버캐시사가 발행,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은행의 신용확인절차가 불필요하며 현금처럼 즉각 효력을 나타낸다.

클레베 이사는 『E―Cash는 현금의 신용과 수표의 편리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며 『E―Cash가 완성되면 인터넷에서의 상거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레드우드=이종수특파원>

◎전자 상거래 “보안이 생명”/PC보급 확산따라 해커침입 가능 커져/안전한 결제시스템 기술개발 불꽃 경쟁

PC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규모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현재 미국에는 가정에만 3,000만대의 PC가 보급돼 있으며 이중 인터넷 사용자는 800만명에 이른다. 인터넷 사용자는 올해안에 1,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대부분은 연소득 5만달러이상 중산층이기 때문에 구매력이 매우 크다. 게다가 신세대들은 기존 쇼핑센터보다 컴퓨터의 가상상점에 익숙해 있다.

인터넷은 한때 대학이나 정부의 연구용으로 사용돼왔으나 지금은 대부분 비즈니스에 이용된다. 「모자이크」와 같은 인터넷에서 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검색프로그램)가 등장함에 따라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 이용률은 해마다 100% 가까이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은 저마다 인터넷에서의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들은 인터넷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코머스 네트」등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 비즈니스와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은 보안이다. 따라서 안전한 결제시스템을 선보이는 기업은 「미지의 시장」 개척에 반은 성공한 셈이 된다.

유수의 크레디트카드회사인 비자와 마스터스사가 전자결제시스템의 보안기술을 놓고 사활은 건 싸움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이버캐시사는 현재 사용중인 크레디트카드 결제시스템의 특허를 얻었으며 전자화폐인 「일렉트로닉 캐시」의 보안기술도 마무리해 놓았다. 또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사용자들에게 전자화폐의 기능과 결제과정등을 홍보하고 있다.

◎인터뷰/사이버캐시사 막달레나 예실 기술담당 부사장/“인터넷 거래 자동화·안전·비밀보장이 가장 중요”

세계최초로 인터넷에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이버캐시사 막달레나 예실(38) 마케팅 및 기술담당부사장은 『인터넷을 통한 결제는 자동화와 안전, 비밀보장이 3대요체』라고 강조했다. 예실부사장은 『사이버캐시사는 이에 가장 근접해 있으며 소비자와 상인, 은행간은 물론 개인끼리의 거래에도 안전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문 스탠퍼드대 전자공학석사인 그는 컴퓨터 온라인서비스 전문가로 사이버캐시사 창업멤버이다.

―사이버캐시사는 어떤 회사인가.

『은행 및 상인들과 연대해 인터넷에서의 금융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94년 8월 설립됐다. 크레디트카드 처리시스템을 개발한 베리폰사의 소유주인 빌 멜튼과 인터넷통신망 네트월드를 운영중인 댄 린치회장이 공동창업주다. 크레디트카드와 인터넷 전문가가 힘을 합친 셈이다.「사이버캐시」는 우리의 시스템을 일컫는 등록상표다』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는.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물품을 구입한 뒤 이를 크레디트카드로 결제하는 기본서비스는 이미 실시중이다. 모든 거래는 자동으로 암호처리되기 때문에 크레디트카드 거래에 따르기 마련인 사기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일렉트로닉 캐시(E―Cash)란.

『E―Cash는 인터넷 상거래의 핵심이다. 현재는 크레디트카드가 결제수단이기 때문에 신용확인절차가 필요하지만 E캐시는 자체가 현금역할을 한다. 따라서 위조를 막을 수 있는 보안기술이 절실하다. 우리는 연말까지 이를 실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실적은.

『매일 5만명정도가 사이버캐시에 접속하고 있으나 이들이 구입하는 품목과 액수는 밝히기 어렵다. 소비자들이 사이버캐시 시스템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만큼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앞으로의 전망은.

『컴퓨터를 통한 상거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80년대에 도입됐지만 당시에는 컴퓨터에 능숙한 사람이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사용한다. 미 정부도 인터넷에 정보고속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요즘 세대는 쇼핑센터보다 인터넷의 가상상점에 익숙해 있어 앞으로의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레드우드=이종수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