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계략” 진원지 전씨측 의심청와대는 『거액의 자금을 동원, 5공신당을 만들려고 했다』는 전두환전대통령의 검찰진술내용이 정치권의 큰 파문을 낳자 크게 곤혹스런 표정이다. 또 이 문제를 정치권 사정과 연관짓는 일부 해석도 제기되자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5공신당설」의 진원지를 연희동쪽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수사과정에서 전씨가 어떻게 진술했는지 청와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검찰발표 의도를 의심하는 일부시각과 관련, 『검찰도 전씨의 진술내용이 밖에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았다』며 『그러나 일단 언론에 보도된 이상 아니라고 부인할수도 없었던 것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관련, 한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전씨의 진술을 통해 드러날지도 모르는데 감출수 있겠느냐』며 『우리도 그같은 얘기가 어떻게 새나갔는지 답답할뿐』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특히 『5공신당설이 알려진 것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쪽은 바로 여권』이라며 『이 문제를 김영삼대통령의 의중과 관련짓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검찰에서 전씨의 진술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를 내밀히 조사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측은 일단 전씨의 진술이 있었던만큼 앞으로 검찰에서 진위여부에 대한 조사를 하겠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노태우전대통령의 경우는 검찰에 비자금계좌를 스스로 제출, 자금추적의 단초를 제공했지만 전씨의 경우는 그야말로 「말」뿐이어서 전씨가 돈을 준 사람과 액수, 시기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않는 한 현실적으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검찰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가 3년이어서 설사 자금수수관계를 밝혀낸다해도 도덕적 비난이상의 법적 책임을 묻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청와대측은 『이처럼 아무런 조사결과를 내놓지 못할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권이나 검찰에서 5공신당설을 앞장서서 얘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전씨가 기업인으로부터 거둔 자금을 축재하지않고 다 썼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흘렸을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일차적으로 노씨가 수천억원의 돈을 부정축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5공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 사정관계자는 『전씨가 모아놓은 돈을 민정당의 재건을 위해 사용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적 비리혐의를 피해가려는 것같다』며 『나아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자신의 영향력을 다시한번 상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전씨 침묵고수 배경 관심/“정치권 겨냥” “단식후 혼미발언”
전두환씨가 「원민정당」창당을 위해 거액의 자금을 살포했다는 검찰발표가 정치권과 각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씨측이 침묵을 지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씨는 5일 상오 병원으로 면회간 이양우변호사에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또 『검찰이 그렇게 한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검찰의 발표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물론 이변호사가 이날 두 차례나 전시를 면회, 상당시간 병실에서 머물렀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두 사람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많은 얘기를 나눴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전씨는 일단 대외적으로 침묵을 택했다.
전씨의 이러한 반응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있다. 당초 검찰발표에 대해 전씨측근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었다. 때문에 전씨가 어떤 형태로든지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정치권에서는 얼른 납득이 안되는 전씨의 이같은 침묵에 대해 해석이 구구하다. 일부에서는 전씨가 정치권에 대해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전씨가 여야정치권 전체를 상대로 모종의 복잡한 싸움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전씨가 단식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한 진술을 검찰이 확대포장해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전씨측의 한 측근은 5일 『전전대통령이 문제의 진술을 한 것은 오랜 단식을 중단한 바로 다음날이었다』면서 『극도의 신체적 고통과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의사전달에 착오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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