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미운털 박힌 플뢰리 사장 연임저지 속셈”/언론 “대외이미지 추락” “언론독립 손상” 비난프랑스 AFP(Agence France Presse) 신임사장에 3일 선출된 장 미오 르 피가로 지 감사(56)는 언론인으로 세계 4대 통신사 사장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그의 사장 피선을 둘러싸고 정부가 정치적 압력을 넣었다느니, 낙하산식 인사니 하는 뒷말이 무성하다.
AFP사장은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표결로 선출된다. AFP는 리오넬 플뢰리 전임사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사장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했다. 당시만 해도 플뢰리의 연임이 지배적 분위기였고 미오는 후보로 나서지 조차 않았다. 그런데 정부측 입김이 작용하면서 방향이 뒤틀어졌다.
15명의 이사중 인쇄매체(신문) 대표 8명은 플뢰리를 지지했으나 정부측 영향하에 있는 대표 7명이 두차례에 걸친 표결에서 계속 기권하는 바람에 정족수가 모자라 신임사장 선출이 난항에 빠졌다.
이같이 이사회가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부측이 미오를 신임사장으로 낙점했다는 소문이 파다해졌고 때맞춰 미오가 2일 전격적으로 사장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세번째 이사회의 표결에서 미오는 사장에 피선됐다.
프랑스정부가 플뢰리 전임사장의 연임에 제동을 건 표면적 이유는 그가 추진해온 「AFP 2000」이란 장기 발전계획이 미흡하다는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그동안 AFP의 논조와 관련해 정부의 미움을 샀던 데 주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알랭 쥐페총리의 특혜임대 아파트 스캔들과 지난 연말 공공부문 총파업 당시 AFP의 보도태도에 정부측이 심한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이번 압력과 관련, 르 몽드는 통신사들간 국제적인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쥐페정부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AFP의 대외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우려했고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과 같은 외국신문은 언론의 독립면에서 프랑스는 루마니아와 다를 것이 없다고 비꼬았다.
프랑스정부는 90년에도 특정사건에 대한 보도방향과 관련, AFP 사장을 갈아치운 전례가 있다.
미오 신임사장은 64년 일간 상트르 프레스지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뒤 대표적 우파 신문인 르 피가로로 옮겨 피가로의 모회사인 에르상그룹에서 주로 일했으며 최근까지 프랑스신문연맹회장을 맡아왔다.<파리=송태권특파원>파리=송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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