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 최대의 시장 잠재력… 경제사절단 파견/삼성·현대등 14개사,SOC 등 전후복구 조사 착수「발칸특급을 잡아라」 지난 12월 평화협정조인으로 전화가 그친 구유고권의 전후복구사업을 향한 재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당장 재계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공동으로 구성한 구유고 경제사절단(단장 박용도무공사장)을 4일 현지에 파견했다. 이 사절단은 10여일간 크로아티아 신유고연방 슬로베니아 등을 방문, 이 지역의 전후 복구사업계획을 조사해 참여가능한 분야를 발굴하게 된다.
사절단에는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주)대우 LG상사 등 종합상사는 물론 포항제철 한국통신 등 14개기업 30여명의 실무자들이 참여했다. 이미 유럽국들이 선점하고 있는 발칸 특급에 동승여부를 가늠하는 응수타진인 셈이다.
재계는 일단 전후복구사업에 참여, 발판을 만든뒤 동구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발칸반도에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 건설 통신 전력 항만시설 의료 보건위생 등 인프라부문에서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는데 주력하고 장기적으로는 생필품 가전 자동차 등의 수출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관심은 우선 사회간접자본(SOC)부문에 쏠리고 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건설현장을 갖고 있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이미 중동지역에서 전후복구사업의 경험을 쌓은데다 지리적으로 인접, 언제라도 중장비 등의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8월 도로공사를 끝낸 쿠웨이트현장의 장비이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대수로공사로 리비아에 주력하고 있는 동아건설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통신분야도 유망부문이다. 한국통신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구본무회장취임후 해외사업에도 공격적인 LG가 정보통신의 임직원들을 이번 사절단에 포함시켜 전화교환기 케이블 등 통신시설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 7대종합상사들은 생필품 섬유 건축자재 등에 대한 수출과 그룹의 거점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현대종합상사와 삼성물산이 크로아티아에, (주)대우가 신유고연방과 슬로베니아에 각각 지사를 운영중이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시장개척차원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고 포항제철이 현지 제철소의 복구를 위한 기술 및 조업지원을 모색할 방침이다.
재계가 발칸 특수에 발벗고 나선 것은 전쟁전 동구권 최대의 수출시장이었던 구유고권의 시장잠재력때문이다. 전쟁전인 89년 유고에 대한 수출은 2억달러수준. 자동차의 경우 미국 캐나다에 이은 3대수출시장이었다. 전쟁중임에도 불구하고 슬로베니아의 경우 지난해 1인당국민소득 7,048달러로 동구권 최대수준이다. 게다가 전후복구에 쏟아지는 외국의 복구지원금도 제2의 월남특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등이 밝힌 지원규모는 60억달러수준이고 우리나라가 100만달러 지원을 약속한 것을 비롯, 서방국가들도 초기 3년간 5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재렬기자>이재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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