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3회 안익태작곡상 수상자소개 및 심사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3회 안익태작곡상 수상자소개 및 심사평

입력
1996.02.05 00:00
0 0

◎“다양한 빛에서 모티브 14년만에 큰결실 기뻐”한국일보사와 안익태기념재단이 공동제정한 안익태작곡상의 제3회 수상자 김철화씨(35)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김씨는 제1회 임지선씨(36·여·연세대 강사) 제2회 김기범씨(32·가작·경원대교수)에 이어 안익태작곡상이 배출한 신예로서 우리나라 작곡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상자소개, 심사경위 및 심사평을 함께 싣는다.<편집자주>

◎「오케스트라를 위한 분광」으로 영예 김철화씨/무궁무진한 빛의 색·소리서 천지창조의 빛 발견/“대중이 좋아하는 멜로디 작품에 담으려고 애써”/미수학 끝나면 독일로 가 윤이상연구할 계획

김철화씨(35·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박사과정)는 막 비상하는 새처럼 야심찬 작곡가이다. 그는 국제전화를 통해 수상소식을 듣고 『작곡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발견이며 그것으로부터 추출된 것들의 예술적 단편이다. 그 단편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당선작 「오케스트라를 위한 분광(Sonic Spectra for Orchestra)」은 빛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소리의 파장현상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지난해 6월 가족과 함께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하면서 접했던 여러 종류의 빛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아 작품을 쓰게 됐다. 로키산맥의 하얀 빙설에 반사된 빛, 푸른 바다 위에 내려쬐는 빛, 폭풍우 속에서 표효하는 어두운 빛등 그가 경험한 빛들은 무궁무진한 색깔과 소리를 품고 있었다. 그것은 어느덧 「천지창조」의 빛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에게 안익태작곡상 수상은 또 하나의 「밝은 빛」이 되었다. 음악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에 무작정 작곡공부를 시작했던 그는 『지금쯤이면 무엇인가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날아든 낭보』라고 기뻐했다. 21세 되던 해인 82년 공학도의 길을 포기하고 돌연 부산대 예술대에 입학한 후 14년만의 큰 결실이다. 그는 이미 93년에 제2회 부산 현대음악제에서 교향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원상(NOMOS)」으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파격적인 도입부분과 다양한 화성에서 한국적 정서가 느껴지기도 하는 당선작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완벽한 구조와 탄탄한 내용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음악도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대중이 좋아하는 멜로디를 작품에 담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92년 부산대 예술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트포드대 음대(석사)를 거쳐 현재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다음에는 독일에 가 윤이상과 그의 작품을 분석하는 논문을 쓰고 그 뒤에나 귀국해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시간이 촉박해 이번이 아니면 다음 해에 도전하겠다는 심정으로 임했는데 의외로 만족스런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음악인생의 다정한 동반자인 아내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4월9일(화) 하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96 안익태음악제」에서 연주된다.<김철훈기자>

◎심사평/“응모작 10편 모두 상당한 수준 갖춰/국내 관현악 작품의 세계화에 기여”

한국일보사와 안익태기념재단이 주관하는 안익태작곡상은 관현악곡만을 위한 작곡콩쿠르이다. 우리나라 창작음악 분야(특히 관현악분야)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의미있고 훌륭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업이 관현악곡의 등용문이 될뿐 아니라 국적있는 작품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3회째를 맞는 안익태작곡상에 응모한 작품들은 입선 여부를 떠나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 올해에는 모두 10편이 응모했는데 1차심사에서 3편을 추렸다. 이상은(24·여·영국 로열아카데미 음악원 재학)의 「오. 존(O. ZONE)」, 나효신(37·여·미국 샌프란시스코신학대 출강)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가지 작업(Three Studies for Orchestra)」, 김철화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분광(Sonic Spectra for Orchestra)」이 본선에 오른 작품들이다. 「오. 존」은 관현악이 지니는 다양한 음색의 조화는 눈에 띄었으나 악곡의 구성면에서 부실한 점이 보였다. 「…세 가지 작업」은 주제의 처리가 분명하지 못하고 각 악기군과의 부조화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수상작인 「…분광」은 악곡의 구성면이나 음색의 다양한 조화, 그리고 균형이 잘 잡힌 각 악기군과의 조화등 나름대로 작가 자신의 소리를 표출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안익태작곡상에 출품되는 응모작품의 수준이해마다 더욱 좋아지리라는기대와 함께 이 상이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국제적 콩쿠르로 이어져 우리나라 관현악 작품의 세계화에도 한 몫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힌다.<김용진심사위원장>

◎심사경위/5인 심사위원 두차례 엄정심사/최종심에 3편올라 치열한 경합

제3회 안익태작곡상의 심사는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심사위원 5명은 1월16일 한국일보사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10편의 응모작품중 3편을 선정했다. 기명 비밀투표에서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작품들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들을 1주일동안 꼼꼼히 검토한 후 1월23일 같은 장소에서 제2차 회의(본심)를 열었다.

본심에서 심사위원들은 토론없이 각 작품의 순위를 매겨 1등작을 뽑았다. 김철화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분광」은 심사위원 4명으로부터 1등으로 뽑혔다. 심사위원들은 이어 이 작품이 수상작으로 적당한가에 대한 토론을 벌여 『전체적으로 구조가 훌륭하고 내용이 탄탄해 안익태작곡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심사위원 ▲김용진(한국작곡가협회 회장·심사위원장) ▲원경수(서울시향 상임지휘자) ▲김정길(서울대 작곡과교수) ▲나인용(연세대 작곡과교수) ▲이영조(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