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출자제 등 도입 대기업치중 탈피/여신예시·공개심사로 특혜시비 없애『옛날 산업은행으로 보지마세요』「문턱높은 국책은행」으로만 여겨졌던 산업은행이 최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책상물림이던 영업담당직원들이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대출세일에 나서는가 하면 사채시장이나 기웃거려야 했던 중소기업들에도 선뜻 돈을 빌려주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대기업이나 거래하는 곳」으로 인식해왔던 중소기업들이 최근 산업은행의 업무와 취급상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산업은행이 지난달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출자제도」와 「외화표시원화자금」공급계획을 발표하자 중소기업체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직접출자제는 유망한 중소기업에 산업은행이 자본참여를 하는 것으로 해당 중소기업은 이자부담이 없는 「공돈」을 지원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외화표시원화자금은 연 9%대의 저리자금으로 그동안 대기업 몫이 컸으나 올해부터 중소기업에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각종 중소기업전용상품을 개발, 올해 총대출금의 35%(95년 19.7%)를 중소기업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막상 대출받으려면 직원을 잘 알거나 꺾기를 당해야될텐데…」라는 고객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여신일정 예시제」「여신업체 공개심사제」등을 도입한 것도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융자상담에서부터 자금인출까지 모든 과정과 기간을 예시해 대출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특혜시비를 없애고 임원선에서 이뤄지던 대출업체 선정도 일선 지점의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협의회에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김시형산업은행총재는 『대기업들의 자체 자금조달능력이 커지고 시중은행과의 금리격차도 좁혀져 산업은행도 타금융기관과 경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특히 해외에서 값싼 외화자금을 조달, 국내 기업들에 공급해야 하는 산업은행으로서는 국내에선 「문턱낮추기」에 힘쓰고 해외에서는 신인도가 높은 금융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안팎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신인도가 커질수록 좀더 싼 금리로 해외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외국의 유수금융기관들과 공동 차입할 수도 있게 되는등 장점이 많다』며 『산업은행은 2004년까지 총자산을 136조원으로 키워 세계 50대 은행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유승호기자>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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