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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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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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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제경쟁력이 앞으로 10년 후면 세계 6위 수준으로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외신으로 보도돼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어놓고 있다. 경기가 급랭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가 치솟고 국제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등 새해 출발부터 경제가 불안한데 엉뚱하게 밝은 전망이 나온 것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을 심상찮게 보는 것은 국제경쟁의 기반이 되는 비용구조를 개선하지 못한채 경기순환의 하강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토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고비용구조를 하나도 개선치 못한채 호황의 좋은 세월을 다 보내고 불경기를 맞게 됐으니 장래를 밝게 보기가 어렵다. ◆경쟁력의 근원은 가격과 품질인데 가격면에서는 고비용 때문에 원천적으로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고 품질은 기술의 한계 때문에 제약이 있으니 어느쪽으로도 출로가 없는 셈이다. 가격에서는 후발 중진국들에 추월당하고 품질에서는 선진국들에 눌려 설 자리가 없다. ◆문민정부 초기에 경쟁력 강화를 국가적인 구호로 내세워 정부와 기업이 함께 요란한 대책들을 쏟아냈던 것도 이같은 절박한 상황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쟁력 강화는 한낱 구호였을 뿐 아무런 내실을 얻지 못한채 지금은 잊혀진 옛날 얘기처럼 돼버렸을 뿐이다. ◆외신은 현재 19위인 우리 경쟁력이 10년 후 6위로 뛰어오를 것이라면서 그 근거로 저축률 연구개발투자비율 수출증가율 등을 제시했다. 나름의 신빙성이 없지 않겠으나 우리의 자가진단과는 거리가 있다.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을 더 빨리 마시게 하는 달콤한 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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