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일본국민들은 물가때문에 그렇게 큰 고통을 받고 있지는 않다. 물가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값은 비싸지만 터무니없이 오르지는 않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사상 처음으로 하락했다. 전년에 비해 0.1%가 떨어졌다. 엔고 영향도 있었지만 유통구조 개선과 가격파괴 확산등으로 물가의 「거품」을 걷어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연초부터 물가때문에 난리다. 예년에 비해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보니 한쪽에서는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각종 대책을 내놓고 다른 쪽에서는 우리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값을 올릴 기회만 엿보고 있다.
연초 물가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나타나고 있고 그때마다 수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악순환을 거듭하는 이유는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끈기가 부족하고 집단 이기주의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구조도 개선해야 하고 거품도 걷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걸리게 마련인데 그것을 참지 못한다.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당장 「위에서」불호령이 떨어진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일을 추진하기가 어렵다. 정책이 뿌리를 내릴 때까지 기다리지를 못한다. 그러다보니 일시방편적인 처방만 되풀이되고 있다.
물가란 돌고 돌아 결국 자기에게 영향이 돌아오는 것인데도 나만 값을 올리면 이익이 되는줄 알고 있다. 피해는 국민 전체가 보게 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 이제는 물가에 대한 인식을 모두가 바꿔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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