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대정부친화책 봇물 전망/중기지원·지역사업·삶의 질 향상에 초점/총선앞두고 새로운 「정경밀월시대」 예고재계는 청와대회동이후 대정부 친화책들을 봇물처럼 쏟아낼 전망이다. 청와대회동을 통해 정부측의 적극적인 화해의지를 읽은 재계는 회동이 만들어낸 화해의 축을 비자금에 대한 면죄부와 경제회생에 대한 협조로 이해하고 있다. 총수들은 김영삼대통령의 격려와 위로에서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비자금파문 탈출에 대한 희망을 얻었고 향후 화답책에 대한 가닥도 파악했다. 김대통령은 실제로 회동에서 중기지원이라는 화답의 구체적 한 단초를 제시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김대통령이 삼성 이건희회장에게 건넨 현금결제 발언은 중소기업에서 삼성을 본받으라는 무언의 주문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재계는 명백한 중기지원에 대한 사인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회동을 계기로 정부가 「재계 길들이기」에서 「재계껴안기」로 자세를 바꾼 만큼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내부개혁은 잠시 접어두고 중기지원과 지역사업확대, 삶의 질 향상 등 대정부 친화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앞두고 정경유착이 아닌 새로운 정경밀월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회동이후 대책에서 최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중기지원이다. 삼성은 연말까지 5조원의 현금결제 등 6조원규모의 금융지원을 시작으로 세차례에 걸쳐 발표했던 지원방안을 16개의 아이템으로 가다듬고 있고 현대도 정몽구회장이 기협의 박상희회장과 만난 이후 지난해 1조5,000억원이었던 지원액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으며 계열사별로 지원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대우는 최근 인수한 폴란드 FSO사 계열사와 국내 협력사의 기술교류, 해외 연수프로그램 등 중소기업의 세계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1일 삼성물산 (주)대우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은 현금결제확대방안을 내놓는 발빠름을 과시했다.
지역사업과 삶의 질 향상도 친화책에서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성금으로 「보험」을 드는 대신 정부여당에 힘을 싣는 새로운 방식이다. 선경은 부산수영만 및 울산 신항만개발프로젝트를 가시화할 예정이고 대우는 송도매립지개발 등 인천지역에 대규모 사업을 추진중이다. 한보는 아산만단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철강관광단지를 구상중이고 포철은 포항시 시민공원조성용예산으로 300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광양시에 인접한 순천대에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낸 상태. 삼성과 현대도 각각 기흥을 거점으로 한 수도권지역과 울산중심의 경남지역에 지역사업을 준비중이다. 그룹마다 대형사업장이 있는 연고지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양상이다.
최근 삼성과 현대가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있는 삶의 질도 관심거리다. 물론 그룹내부의 복지향상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복지문제도 기업이 관여한다는 접근법이다. 삼성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자를 중심으로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고려하고 있고 실버산업에 대해 집중검토중이다. 현대도 최근 아산재단을 통해 농협과 공동으로 소외계층인 농민들에 대한 의료지원방안을 내놓았다.<이재렬기자>이재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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