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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수수께끼 풀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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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수수께끼 풀어드려요

입력
1996.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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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7을 선호하고 13은 기피할까”/「황금가지」 「수의 신비와 마법」 등 관련서 출간 잇달아/인류문명 기원·변천과정 풍부한 사례인용 이해도와「사람들은 왜 7을 선호하고 13은 기피할까」 「사제가 되기 위해 꼭 성스러운 나무의 가지를 꺾어 전임사제를 죽여야 했을까」. 인류문명의 기원과 변천과정을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 문명의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까치) 「수의 신비와 마법」(고려원미디어) 「인식의 나무」(자작아카데미)가 그런 책들이다.

「그림으로 보는…」은 인류학의 고전으로 평가되는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1854∼1941)의 「황금가지」를 축약한 것. 이 책은 우선 이탈리아 중부 로마인근의 작은 마을 네미에서 행해진 관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고대로마시대부터 네미라는 마을에는 풍요의 여신 디아나와 그 남편 비르비우스를 섬기는 신전이 있었다. 이 신전의 숲에 있는 성스러운 나무에서 가지 하나(황금가지)를 꺾어 전임사제를 죽이면 「숲의 왕」이라는 칭호와 함께 사제가 될 수 있었다. 「황금가지」라는 참나무에 기생하는 관목이 고대인들에게는 생산력과 영혼의 유지·계승을 책임지는 「사제왕권」의 표상이었던 것이다.

프레이저는 이어 초기 왕권제도와 미개사회에서의 인간과 자연의 보편적 관계를 고찰했다. 또 세계의 고대문화 전승에 대한 연구를 통해 황금가지와 비슷한 왕권전통과 관습이 다른 문화권에도 퍼져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그의 결론은 인류사상의 발현양식이 궁극적으로 주술에서 종교로, 이어 과학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수의 신비와 마법」은 인간이 세계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고안해낸 상징적 기호인 수의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에 따른 상징성과 신비를 파헤치고 있다. 저자 안네 마리 쉼멜은 수체계의 기원과 역사, 1에서 1만까지 수의 상징성을 살핀다. 그는 풍부한 사례인용을 통해 남성의 수와 여성의 수, 신성한 수와 사악한 수, 행운의 수와 불운의 수로 구분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의 제곱수이며 「정의의 수」로 본 4를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는 「죽음」을 뜻하는 동음이의어로 기피한다. 그러나 7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운의 수로, 13은 마의 수로 여기고 있다. 성서에서 인간의 수명을 70으로 보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7을 인생의 주기로 보고 중시한다. 또 예수를 판 유다가 13번째 제자였다는 이유등으로 서양에서 꺼리는 13은 중국에서도 13번째 달인 윤달을 「근심의 지배자」라고 불러 싫어했다.

「인식의 나무」는 「안다는 것」의 문제를 생물학적으로 접근한 책. 칠레 산티아고대 교수인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파리 이공대 교수인 프란시스코 바렐라가 인간의 인식체계를 다양한 실험과 사례연구를 토대로 설명했다. 그는 모든 생명체가 자기생산체계를 갖고 있다며 다윈의 진화론에 이의를 제기하고 자기생산조직을 가진 존재가 생물이라고 주장한다. 곤충의 생태, 늑대와 함께 생활한 벵골소녀가 사회화에 실패하는 과정등을 통해 생물체와 환경의 함수관계를 설명하고 있다.<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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