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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한국 양해 구하기/미 레이크 특사 파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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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한국 양해 구하기/미 레이크 특사 파한 배경

입력
1996.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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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위기상황 김빼기 절실” 설득/재정적 측면 협조 방안도 염두/클린턴 방한 등 카드제시 절충시도 할듯미국정부가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을 한국에 파견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한국정부의 양해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와 함께 한국정부가 총선등 국내 정치일정을 들어 미국의 대북접근을 제어하고 있는 점을 감안,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등 한국정부가 갈망하고 있는 카드를 내놓고 절충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같은 양해와 절충의 바탕에는 미국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여기고 있는 대북지원의 자금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협조를 구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현재 미국정부 관계자들은 대북지원의 불가피성과 관련, 「압력솥 김빼기」 (STEAM OUT)」비유를 즐겨쓰고 있다. 즉 현재 북한의 상황은 정권불안과 경제궁핍으로 인한 압력으로 폭발 직전이라는 것.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김을 빼내줘야 하는데 그 역할은 미국이 할 수 밖에 없고 그 방법은 우선 식량과 중유 지원이라는 것이다.

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클린턴행정부는 외교전략의 측면에서 북한을 다독거려야 할 입장이다. 즉 북·미관계가 삐끗할 경우 북한은 제네바합의 자체의 무효를 주장하고 나설 것이며 이 경우 올해 미국외교의 중심인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체제 유지가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이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규약을 정비하면서 북한을 대상국가에서 제외시켜주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제네바 합의의 원인무효를 위협하고 나서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에 「배려」를 할 수 없음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우선 북·미관계 진전은 남북관계 개선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는 한국정부와의 일관된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 또 미국이 판단하는 수준으로 「김을 빼내려면」 한국정부의 재정적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상황 인식과는 달리 한국정부는 북한이 「위기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총선등 민감한 정치일정을 끝마칠 때까지는 남북관계를 정체시켜 놓길 원하고 있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에 레이크 보좌관을 파견, 한국정부에 이같은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경우 「사전협의」라는 한미간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음은 물론이다. 나아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한국정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면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등 한국정부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카드를 제시, 대북지원의 재정적 측면에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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