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부서 선호·대학원 진학 붐… 살아남기 총력/자치단체도 「시·군청 캠퍼스」 설립·수강료 지원 “한마음”『뛰어야 인정받는다, 배워야 살아남는다』
지방화시대 공무원사회에 「경쟁」이라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자체마다 성과급제도 도입에 의한 보수차별화, 어학실력에 따른 해외연수, 특수분야 전문공무원 육성, 자치대학원 설립등 갖가지 아이디어로 경쟁바람을 몰아가고 있다. 『바람불면 엎드린다』던 공무원사회의 분위기도 변할 조짐이다.
소위 주무부서, 연공서열을 최우선시하던 관료조직체계·인사방향의 변화에서 풍향은 감지되고 있다. 부산시는 민선시장 취임직후 참모인력을 축소하는 대신 현장부서인력을 대폭 늘렸다. 그동안 근무평정에 유리한 기획·내무관련 부서로 발령받으려 애쓰던 공무원들이 이제는 청소·환경등 민원부서로 스스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시는 또 기존부서 조직을 세분화, 조직원들이 명실상부한 전문가로 성장할 토양을 일단 만들어놓았다. 도시계획과에 도시미관만을 전담하는 도시미관계를, 청소과에 쓰레기재활용행정을 전담하는 재활용계를 신설한 것이 그 예다. 이와 함께 알뜰하게 살림하는 구·군에 반대급부를 주는 「인센티브제」도입도 구상돼 있다.
대구시는 외국어 우수자에 대해 인사우대등 특별관리하는 「우수공무원 뱅크제」를 도입했다. 외국어성적 우수자 8명씩을 매년 장단기 해외연수시키고 중하위직 공무원 350명도 해외로 보낼 계획이다.
경북도내 기초단체들은 최근 잇달아 「시·군청 캠퍼스」를 설립, 공무원들의 실력연마에 나서고 있다. 구미시는 40명정원의 행정학과 학사과정인 구미시청 직장대학을 개설, 3월에 입학식을 가진다. 지자체의 자체캠퍼스 설립은 이제 각지에서 붐처럼 됐고 입학경쟁마저 생겨날 전망이다.
경쟁바람을 이기고 살아남기 위한 공무원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도산하 공무원 2만4,300여명중 박사·석사학위 소지자나 대학원 재학자는 473명, 3월까지 입학할 사람을 포함하면 500명에 달한다. 도 관계자는 『신주경야독파 공무원들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이를 풀이했다.
인천시는 3월부터 근무성적 우수직원을 뽑아 성적에 따라 월급의 50∼100%까지 특별상여금을 지급키로 했다. 경기 부천시는 이미 92년부터 민원관련 시험을 치러 「민원박사」를 선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탄생한 4명의 민원박사는 각종 인사에서 우대를 받는등 자치시대 공무원경쟁 분위기의 선도자들.
경쟁바람에 「복지부동」으로 통하던 공무원들의 모습은 변할 수 있을까.
충남도의 행정·기술고시 출신을 주축으로 한 직원 11명은 지난해말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졸업후 놓아버린 전공책을 다시 읽으며 도정발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자기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매일 아침 각 지방행정관청 회의실이 각종 외국어강좌를 들으려는 직원들로 북적이는 것도 요즘의 일반적 풍경이다. 충남도는 올해 민간기업처럼 직원에게 외국어학원 수강료 20%를 지원해주고 청내에 자체 어학실습실도 만들 계획이다. 충남도청의 한 직원은 『메리트시스템 도입으로 공무원사회도 치열한 경쟁사회로 접어든지 이미 오래다』고 말했다.<전국 종합>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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