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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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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입시가 끝나면 숱한 화제들이 쏟아진다. 가난과 신체상의 어려움을 극복해냈다거나 최연소, 최고령 또는 쌍둥이 형제간의 합격들도 밝고 명랑한 얘깃거리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올해 서울대입시에서 인문계수석을 차지한 장승수씨(25)의 인간승리사연은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6년전 고교를 졸업할 때 가정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했다가 다시 용기를 얻어 도전, 끝내 쟁취한 그의 성공에 절로 숙연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는 공사장잡역, 가스배달, 식당종업원, 신문배달을 해가며 책값, 학원비를 마련했고 노점상, 삯바느질로 어렵게 사는 홀어머니와 동생의 생활비·학비까지도 도맡아온 가장이기도 했다. ◆「무엇이든 할 수만 있으면 한다」는 강한 의지가 중장비면허까지 취득케 한 그에게 그러나 참기 어려운 시련도 많았다. 91년 이후 3차례나 도전한 명문대 입시에서 모두 낙방한 것이다. 그후 자신의 노력부족을 깨닫고는 작년 한해 하루 20시간의 끈질긴 공부끝에 소원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돈이 없으면 좋은 대학도 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과외에 시달리며 의지한다. 고3이 되면 고액과외비로 부모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장씨의 쾌거는 이같은 우리 현실에 통쾌한 일침을 놓는 것 같아 후련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한두번의 실패로 좌절하는 연약한 젊은이들에게 그의 불굴은 꿋꿋한 모범이 되는 것이다. ◆합격자발표후 몰려든 기자들에게 장씨가 한 말은 이러했다. 『노력과 의지만 있으면 모두 성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자신과 노력만이 성공을 위한 비결」이란 에머슨의 말과도 같다. 장씨의 인간승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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