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교재 등 장사꾼들 선배라 속여 억지판매/예비 신입생 피해 속출/대학마다 자구책 부심『지나치게 친절한 선배를 조심하라』
합격의 기쁨에 한창 들떠있는 대학 예비신입생들에게 때아닌 「선배 경계령」이 내려졌다. 새내기들이 조심해야할 「선배」들은 물론 가짜들이다. 대학 물정을 모르는 예비신입생들의 들뜬 마음을 이용, 선배로 속여 잇속을 챙기려는 장사꾼들이다.
각 대학마다 이들의 가짜선배 행각이 기승을 부리자 최근에는 학교측이 요주의 안내문을 배포하는등 직접 차단작전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30일 합격을 확인한뒤 등록서류를 받기 위해 학교로 찾아온 새내기들에게 입학서류와 함께 「변칙판매 피해예방 안내문」을 배포했다. 학교측은 이 안내문을 통해 『낯선 사람에게 이름과 주소를 밝힐땐 세번이상 숙고하라』고 충고하고 어학·자격증교재등을 교묘히 속여 판매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도록 주의를 환기했다.
각 대학이 파악하고 있는 이들 사기꾼들의 수법은 각양각색.
서울대측이 밝힌 피해사례중 가장 흔한 것이 학과·동문·동아리선배를 사칭, 접근하는 수법. 진부한 유형이지만 『교재를 구입하지 않으면 학교생활에 불이익이 있다』며 은근한 협박을 가해올때는 순진한 학생들이 거절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대 강모양(20)은 지난해 『같은 학과 선배인데 석사논문에 사용할 설문에 응해 달라』고 접근한 20대중반의 여자가 제시한 종이에 자신의 이름과 하숙집 주소를 적어준뒤 봉변을 당했다. 일주일후 어학테이프와 지로용지가 동봉된 우편물이 강양의 하숙집으로 배달이 됐다. 강양은 테이프를 반환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대금 30여만원을 납부하고야 말았다.
최근에는 수업전후 강의실에 들어와 교수를 사칭하거나 동아리가입 신청서라고 속이는 신종수법까지 등장해 대학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서울대 김성렴방호장(59)은 『합격자발표를 전후한 시기부터 기숙사 입사초기인 2월초에서 3월중순까지 학교진입로주변과 기숙사근처에서 이같은 사기성 변칙판매가 극성』이라며 『더구나 승합차등까지 동원해 교직원이 수상히 여겨 접근하면 재빨리 빠져나가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처 임선웅교육연구관은 『일단 잘 알지못하는 사람에게 주소나 이름등 인적사항을 알려주면 변칙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한다』며 『계약을 체결했거나 상품·청구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이내에 서면으로 해약을 하고 학교 학생과로 즉각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조철환기자>조철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