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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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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국회의원을 뽑는 4월11일 총선을 앞두고 선거증후군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때면 어김없이 활개를 치던 그런 버릇들이 이번에도 계절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각 정당주변부터 살펴보자. 당사마다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천 탈락에 항의하는 지구당 당원들의 상경 시위가 하루에도 몇차례씩 벌어지고 있다. 간부들이 만류하느라 진땀을 빼는 것은 물론이다. 신인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진통이다. 철새 정치인이나 정치 지망생들이 공천을 받으려고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는 모습도 보인다. ◆표밭으로 가보면 벌써부터 혼탁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금품이나 향응이 암암리에 제공되고 있다. 의정보고대회를 이용해 식사를 대접하는 곳도 있다. 집들이를 빙자한 향응도 발견되고 선심관광 시비도 벌어지고 있다. 자금 추적을 막기 위해 자신의 은행 계좌가 아닌 목욕탕 한의원등에서 돈을 끌어쓰는 후보들도 있다. ◆집단 민원도 봇물처럼 밀어닥치고 있다. 도청이전이나 공단 조성등에서부터 영업시간 제한 완화등 민생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쓰레기매립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는 요청도 있고 정신요양원 건립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표를 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 주민도 있다. 상수도 보호구역 헤제, 세금감면 요구도 있다. ◆관권개입시비도 빠지지 않는다. 전에는 정부 여당이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을 선거에 이용한다고 해서 야당이 시비를 걸었지만 지금은 거꾸로 여당이 야당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 야당이 자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자당 후보를 도와 주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신관권선거」 「역관권선거」시비다. 이런 저런 증후군이 모두 공명선거라는 역사적 과업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어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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