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지원·관계개선등 북에 잇단추파,「독도문제」 망발땐 갈등 심각일본이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전총리를 「일·조 의원연맹」회장으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자 한일관계에 또다시 냉기류가 감돌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 연립여당이 무라야마 전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방북대표단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맞물리면서 우리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추가적인 대북식량지원 문제는 한·미·일 3자간 하와이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을 유보키로 함으로써 일단 봉합 됐으나 이를 둘러싼 한일간 이견도 간단치가 않다. 일본은 정책협의회에서 예상과는 달리 대북쌀지원문제에 있어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고 이중적인 태도를 취했다.
여기에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본은 2백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선포를 계기로 독도 영유권 문제를 다시 제기할 태세이다.
정부가 무라야마 전총리의 일·조의원연맹 회장 취임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 문제가 대북관계개선에 대한 일측의 의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이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정권의 등장과 더불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조 의원연맹은 71년 남북관계가 다소 해빙기를 맞은 시점에 발족됐으나 94년이후엔 회장이 공석인 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또 일·조 의원연맹의 일측 역대회장을 보아도 대체로 친북성향의 의원이 맡아왔고 장관출신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일측은 하시모토 총리등장이후 일·조의련재건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무라야마 전총리를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일·조의련이 발족하던 당시와 현재의 남북관계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는 우리측의 1차 식량지원 및 경수로 공급협정 타결에도 불구하고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올해의 남북관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견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일·조의련을 재건하는 한편 북일수교교섭재개및 식량지원문제등을 논의하기 위한 방북대표단파견을 고려 하고 있는것은 우리정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를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정책의 신호탄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정부가 일본이 「우리의 어깨너머로 북한에 손짓」하는 일을 경계하며 이례적으로 당국자 논평을 발표하고 김태지주일대사를 통해 우리 입장을 일측에 공식 전달하는등 기민한 대처를 한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대북정책과 관련된 한일간 공조체제를 시험하는 일본의 움직임이 어떻게 결말 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본은 방북대표단의 파견이 현재의 남북관계를 감안할때 「시기상조」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마지못해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무라야마 전총리의 거취문제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우리측의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이 북·일관계개선에 그 어느때보다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한일간에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요소가 여전히 잠복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이 독도문제를 공개적인 한일간 외교현안으로 들고 나올 경우 양국관계는 상당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우리정부는 다음달 2일부터 태국의 푸켓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준비를 위한 아시아 10개국 외무장관회의에서 한일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껄끄러운 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조율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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