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천여개 불량확인 전면교체 밝혀한 양심적인 중소기업이 「기업윤리」를 실천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있다. 제연설비부품 제조업체인 (주)세한공조(대표 원희섭·41·사진)는 28일 수년동안 자신들이 제작, 납품한 「제연덤퍼」의 결함을 스스로 시인하고 소비자가 원할 경우 무료로 전면교체 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이같은 결정은 정부가 4월부터 결함시정제도(리콜제도)를 모든 공산품등에 확대적용키로 한 방침에 앞서 나온 것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의 잘못을 전가하는데 급급해온 기업풍토에 비추어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제연덤퍼는 16층이상 계단식 아파트와 고층빌딩에 설치가 의무화된 제연설비중 일부로 제연구역(계단식 아파트의 복도)과 실내와의 공기압력 차이를 40∼50파스칼(Pa)로 유지, 화재가 났을때 계단과 복도등의 연기를 없애 재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한 소방시설의 주요부품.
90년부터 동아·벽산건설, 청구주택등 분당과 부산등지의 아파트에 이 설비를 공급해온 세한은 최근 자체조사에서 지난해 5월전 납품한 제품중 2만5천여개 정도가 정부가 정한 기준치를 약간 밑도는 「불량제품」임을 확인했다. 대표 원희섭씨는 92년초 우연히 한 화재현장을 지나다 제연설비가 작동조차 하지 않는 바람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원씨는 이후 내무부 및 소방관서등을 수십여차례 찾아다니며 외국의 사례등을 들어가며 설득한 끝에 내무부로부터 「제연설비에 관한 기술기준」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세한측은 제연설비 부품 개당 교체비용을 7만∼8만원으로 잡고있어 전제품의 부품을 교체할 경우 상당액의 추가부담이 예상되고 있다. 연간 매출액 30여억원의 소규모 업체로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원씨는 『우리회사 직원들은 「내가 만든 제품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기업정신을 늘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박희정기자>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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