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불황불구 작년 수출 급신장에 「제동걸기」 나서/통상압력·관세인상·수입쿼터 등 각종 장벽 강화/올 130만대 목표달성 위해선 정부·업계 대책 절실외국 자동차업계에 「한국자동차 경계령」이 내려졌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자동차가 각국에서 호조를 보이자 자동차수입국은 물론 수출국과 대메이커들이 연초부터 「한국차 제동걸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 수출이 예상외의 장벽에 직면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 기아 대우 쌍용등 국내 자동차업체가 수출한 자동차는 108만7,000여대. 이는 94년의 73만8,000여대보다 무려 47.3%나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세계 자동차업계 수출증가율 추정치 5%와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국내자동차업계는 올해도 290만대를 생산해 130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미국 유럽 동남아 중남미에 걸쳐 대대적 글로벌판촉활동에 들어갔다.
국산자동차가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호조를 보이자 최근 유럽자동차생산자협회(ACEA)회장에 선임된 자크 칼베 푸조·시트로앵사장은 『한국차의 진출에 대한 견제가 앞으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으며 국산자동차들의 유럽지역 판매현황 정밀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CEA는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한 통상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단일국가로는 미국 독일 호주 영국에 이어 5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브라질은 최근 자국내 현지투자업체에 대해 관세 50% 인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지투자실적이 없는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사실상 관세가 두배로 인상된 것과 같아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전망이다.
캐나다는 한국산 완성차에 대해 적용하던 6.2%의 일반특혜관세를 올해부터 일반관세(8%)로 전환키로 결정해 대당 200달러가량의 소비자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인근 짐바브웨 현지공장을 통해 수입되는 현대자동차 제품에 대해 곧 수입쿼터를 적용키로 했다고 천명했다.
지난해 한미자동차협상을 통해 자동차관련 세금인하등 요구사항을 관철시킨 미국은 올들어 무역대표부(USTR)내에 무역협정이행 감시기구를 설치했다.
이 기구는 각국과의 무역협정체결 이후 자국상품의 판매실적 향상등 실질적인 성과가 있는지를 감시하고 평가내용에 따라 슈퍼301조에 의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가 예상대로 증가하지 않으면 무역제재에 나설 조짐이다.
알렉스 트로트만 포드자동차회장은 이달초 한국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한미협상으로 한국자동차시장이 상당히 개방됐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었다. 포드는 2000년까지 현재 판매량의 10배인 1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어 한국내 시장점유율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을 경우 미국정부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연초부터 수입장벽이 높아지고 선진국의 개방압력이 거세져 안팎의 시련이 예상된다』며 『정부와 업계의 효율적인 대응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박정규기자>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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