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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동 「한잔의 추억」 해장국골목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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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동 「한잔의 추억」 해장국골목 사라진다

입력
1996.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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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묶여 곧 사업계획 확정/한때 20여곳 성업 저마다 “원조” 자랑심야 취객들과 야근자들의 추억이 서린 서울 종로구 청진동「해장국 골목」이 조만간 사라질 운명이다. 청진동 일대가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다음달 사업계획이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종로1가 서울관광호텔에서 종로구청에 이르는 3백거리의 청진동 해장국 골목에는 현재 청진옥 청일옥 흥진옥 등 3개의 전문 해장국집이 있고 인근에 겸업 해장국집이 산재해 있다.

한때 전문 해장국집만 20여개에 이르러 저마다 「원조」를 내세우며 경쟁하던 때도 있었으나 80년대초 통금해제와 90년 심야영업 규제 등 영업환경이 바뀌면서 이들 업소만 남아 명맥을 이어왔다.

청진동 해장국골목의 전성시대는 통금시절인 70년대. 인근 나이트클럽에서 밤새 놀던 젊은이들이 통금해제와 함께 한꺼번에 몰려나와 출출한 배를 채우곤 했다.

청진동 해장국골목의 역사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일대에는 땔감나무 시장이 형성돼 있었는데 새벽같이 나무를 지고온 나무꾼들의 요기거리로 술국을 팔기 시작한 것이 효시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청진옥은 1935년에 문을 열었다. 청진옥 최창익사장(60)은 『선친의 대를 이어 영업을 해왔는데 조만간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청진동 재개발사업계획이 확정되더라도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사업을 실행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벌써부터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진동 일대에는 해장국골목 말고도 교보문고 뒤편의 족발·빈대떡 골목도 있는데 재개발이 시행되면 이들도 해장국골목과 함께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 같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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