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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아닌 다른 일은 누가 하나/이영성정치1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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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아닌 다른 일은 누가 하나/이영성정치1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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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당락의 차이는 과장하면 「천국과 지옥」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서 「한 표라도 있으면, 십리를 간다」는 말이 선거판에서는 실감나게 통용된다. 각 정당이 더 나은, 더 알려진 인물을 찾기위해 전력을 다하는 이유도 바로 「한 표」때문이다.그러나 최근 각 정당이 새 인물을 영입하는 모양새를 놓고, 정치권에서도 『지나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유명인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모셔오고 일부 지망생들은 그 경쟁을 이용해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고 있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특히 각자의 분야에서 더욱 필요한 인재들을 「득표에 도움된다」는 이유만으로 영입, 「소탐대실」이라는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이찬진씨(31)의 신한국당 입당이 마구잡이 영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신한국당의 상당수 당직자들조차 『그가 컴퓨터분야에서 기술개발을 하고 혁신을 이뤄주는게 나라를 돕는 일인데…』라며 아쉬움을 피력할 정도였다. 이씨가 입당회견에서 『국회의원 수가 몇명인지도 몰랐다』고 말할 때 이를 지켜보던 당료들 사이에서는 『순수한 전문가를 정치가 물들게 한다』는 자탄이 나왔다. 이씨 뿐만 아니라 신한국당이 영입하려 하는 L모 변호사도 동일한 케이스에 속할 수 있다. L변호사를 영입하면 득표력을 제고시킬 수는 있지만, 그가 법조계의 원로로 남아 그릇된 정치를 꾸짖고 올바른 사회를 향도하는게 좀더 나라를 위한 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른 경우이지만, 정치철새를 방불케하는 신인들도 정치의 모양새를 구기고 있다. 일부 인사는 여당의 추파를 이용, 야당 전국구로 가는가하면 또 다른 인사는 야당 지역구로 거론되다 하루아침에 여당에 가기도 했다. 정치는 자기의사에 따른 선택이지만, 거기에도 금도는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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