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심사 판가름” 제안서작성 심혈「250쪽에 승부를 건다」재계가 4월말까지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250쪽 분량의 신규통신사업자 심사용 사업제안서의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방대한 자료로 큰 혼란을 빚었던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정보통신부가 전국사업자의 사업제안서 분량을 250쪽으로, 지역사업자는 150쪽으로 제한, 기업들은 제한된 분량안에 자사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묘안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실무자들조차 『이토록 진지하고 심각한 사업제안서 작성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250쪽에 쏟아붓는 재계의 집중력은 대단하다. 현정부 최대의 이권사업인 30여개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의 당락이 사업제안서를 대상으로 한 1차심사로 결판날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사업제안서 중 심사배점이 30점으로 가장 높은 기술개발실적 분야를 작성하는데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점이 배정된 ▲기술개발계획 및 기술능력 ▲신청법인의 적정성 등도 문구 하나하나에 예사롭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10점씩 배점된 설비규모, 재정능력, 시장예측 및 판매, 투자계획 등도 빠뜨리지 않고 챙기고 있다.
신규통신사업분야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개인휴대통신(PCS). 차세대 이동전화로 꼽히는 PCS는 2010년께면 연간 10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PCS참여를 선언한 현대 삼성 LG 대우 등 「빅4」는 사업제안서를 최고의 역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최근 신청법인의 적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했다. 삼성은 자본금 5,000억원규모의 컨소시엄에 참여할 70여개업체를 엄선, 이를 토대로 이달중순 사업제안서 작성을 완료했다. LG그룹도 자본금 5,000억원, 100여개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구성 계획을 확정하고 네트워크설계에 대해 미 L사의 자문을 얻어 사업제안서작성의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
현대도 자본금 5,000억원의 70여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 구성작업과 A, H사 등 전문컨설턴트를 동원, 사업제안서 작성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국제전화분야를 준비해오다 최근 PCS로 돌아선 대우그룹도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주파수공용통신(TRS)을 준비중인 동부 아남 기아 일진 두원그룹과 발신전용휴대전화(CT 2)분야의 이수화학 한창그룹, 국제전화분야의 한화 롯데 동양그룹과 아세아시멘트도 사업제안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동원가능한 모든 채널을 이용해 250쪽안에 최고의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사업자가 선정되는 6월말께 「205쪽전쟁」의 승패가 가려지면서 21세기 재계의 판도를 새롭게 짜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광일기자>김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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