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페스캔들후 시임대 고급아파트 거주자 공개따라프랑스 파리의 사회 지도층 사이에서는 요즘 『집 구했느냐』는 말이 안부 인사다. 졸지에 살던 아파트를 비워주고 이사해야 할 처지의 정치인과 고급 관리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데는 복잡한 속사정이 있다.
파리시 당국은 최근 시 소유 아파트 처분 계획을 확정, 3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시 소유 아파트 1,389 가구 중 66% 가량은 주택임대회사에 팔고 나머지는 직접 실수요자들을 대상으로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처분키로 한 아파트들은 파리시가 나폴레옹 3세의 제2 제정 기간중인 19세기 중반 시가지 정비계획의 일환으로 민간 건물들을 강제 수용, 지금껏 시영 아파트로 임대를 놓았던 것들이다.
100년 이상 소유해온 아파트들을 시 당국이 모두 처분키로 한 것은 특혜 스캔들 때문이다. 지난해 자크 시라크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알랭 쥐페 총리가 시 소유 아파트를 시가의 절반 수준으로 싸게 임대받아 살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 소유 아파트가 여론의 집중 화살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어떤 신문은 시 소유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명단을 송두리째 공개했는데 임대자상당수가 정치인 고관 언론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이거나 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해준 친인척들이었다.
이들 특혜 아파트는 파리 시내에서도 최고급 주거지로 치는 4·5·6구에 있는 것들로 넓은 평수에 호화로운 내장, 센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등으로 인해 일반인들은 값을 더 주고서도 구할 수 없던 아파트들이었다. 쥐페총리의 경우 이 지역 자콥가에 있는 전용면적 57평 아파트에서 살다가 지난해 10월 총리 공관으로 이주, 특혜아파트 퇴거 1호를 기록했다.
특혜 아파트 중 400여 가구는 3월에 당장 공매에 들어가도록 되어있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에 살던 특혜 인사들 사이에서는 요즘 「이사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파리=송태권특파원>파리=송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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