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역 확대에 큰 몫/쉬운 설명·짜임새 있는 기획 시청자 관심 끌어우리 방송의 다큐멘터리 경쟁은 한동안 자연 다큐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덕분에 자연 다큐는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만큼 향상됐다. 이제 다큐 경쟁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인간 삶의 발자취나 생활의 질을 다루는 문명 다큐멘터리가 많이 기획, 제작되고 있다.
21일까지 2부가 방송된 KBS1의 4부작 「세계의 도시, 그 변화의 물결」(매주 일요일 상오9시)은 자연 다큐 못지않게 우리가 제작한 문명 다큐도 재미있고 유익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해준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세계 도시문화의 변화 현장을 둘러보고 우리 도시의 미래를 모색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65일간의 현지 취재를 통해 350개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가 사용됐다.
14일 방영된 1부에서는 세계의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변화의 노력을 담았고 21일 2부에서는 도시의 여러 기능을 한데 묶는 복합화를 설명했다. 앞으로 도시의 고층화, 경쟁력 등이 계속 다루어진다. 메말라 보일 수도 있는 마천루의 풍광을 화면 가득 담고 있지만 주거·생활 공간으로서의 도시를 다뤄 관심을 모은다.
「세계의…」는 도시계획과 건설의 복잡한 내용을 일반인도 파악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도시 기능의 변화와 이에 따른 재개발의 필요성, 먼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인 도시 계획 등 도시의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도록 짜임새에 신경을 쓴 듯하다.
이 프로는 또한 「한 도시의 가치는 그에 기울인 인간의 땀에 비례한다」는 주제의식을 밀도있게 유지하고 있다.
평범한 논리이지만 변덕스러운 개발행정과 투기 등으로 기형화한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일본 오사카(대판)의 복합건물 어플로스 타워를 건축할때 『구상에만 10년이 걸렸다』는 관계자와의 직접 인터뷰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하다.<권오현기자>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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