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질 높이고 좋은 번역에 힘쓰자금년을 「문학의 해」로 정했다 하니, 오랫동안 문학을 해온 한 사람으로서 듣기에 마음이 기쁘다. 이 기회에 우리들 이 나라 문학인들이 크게 각성해서 할 일 두 가지가 먼저 생각된다. 그 첫째는 문학의 질을 더 높이는 작품을 쓰도록 노력할 일이요, 그 둘째는 타당한 경로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문학작품들을 서양의 여러나라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번역해 옮겨서 세계적인 좋은 평가를 받아나가도록 애쓰는 일이다.
첫째로 우리가 좋은 문학작품들을 쓰기 위해서 누구나 명심해두어야 할 일이 또 두 가지가 있으니, 그 한 가지는 이 나라 문학과 세계문학에 대한 문학사적인 두두룩한 공부요, 또 하나는 작품표현에 있어서의 독자적인 표현매력의 끊임없는 추구라고 생각된다.
문학공부를 구체적으로 열심히 잘 해내야만 할 사람들이 지식의 부족이나 게으름 때문에 자기의 타고난 소질만을 핑계삼아서 함부로 작품이라는 걸 몽땅몽땅 갈겨 써내놓아서 요즈음의 그 맛없는 양산시대를 빚어가고 있거니와, 이렇게 그 무식한 「소질주의」로만 나가다가 보면 자기가 하고 있는 작품활동이 무슨 의의를 갖는가 하는 문학사적 위치조차 깡그리 짐작도 못 하는 「장님 점치기」같은 캄캄한 딜레마에만 빠지고 말 것이다.
이런 무식한 딜레마 속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면 세계문학의 표현의 역사의 현시점에서 한 술 더 뜨는 표현의 매력을 빚어낼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의 바른 관점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니, 맹자복상같은 엉터리의 표현 외에 무엇이 또 있을 수나 있겠는가?
정말로 좋은 우리의 문학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해 옮기는 마당에서 우리가 맨 먼저 마음써야 할 점은 물론 가장 좋은 번역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이겠는데, 이걸 효과적으로 실현해 내기 위해서 나는 아래와 같은 권고를 하고자 한다.
가급적이면 이 나라 사람 중에서 가장 유능한 문학작품 번역자에게 위촉하고, 또 그의 조력자로서 그 해당 외국어의 본국인인 문학자를 아울러서 갖는 일이다. 제 아무리 외국문학공부를 잘 한 이라도 외국의 오랜 생활풍속의 전반에 걸친 그 광범한 생활어의 추구에 있어서는 더러 빈 틈도 있는 것이니, 이 점을 고려할 때 이 양자의 협조는 아조 필요한 일로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서 또 한 가지 요청되는 일은 할 수만 있으면 이 문학작품집이 옮겨가는 나라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자에게 이것을 보여 그의 공감을 얻어내는 일이다. 그런 권위있는 실력자가 좋아만 해주면 그의 서문도 받을 수 있겠고, 또 그의 추천으로 좋은 출판사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니 말씀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일이 있으니, 그것은 큰 외국의 출판사일수록 반드시 거쳐야 하는 그 심사위원회의 통과다. 어떤 데서는 한 해쯤도 여기서 경과하는 일이 있으니, 자신있는 사람들도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시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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