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기다리는 대형병원 찾느니 과거병력 잘 아는 단골의사가 좋아좋은 의료라고 하면 흔히 값비싼 장비와 시설을 갖춘 대형병원을 떠올린다. 누구든지 몸이 아프면 대형병원의 고도로 분화한 전문의를 찾고 싶어한다. 대형병원 전문의에게 진료받기 위해 줄을 서서 두세시간씩 기다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대형병원의 고명한 의사가 좋은 의료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의료에서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환자는 의사를 믿어야 병이 낫고 의사는 청진이나 촉진뿐 아니라 문진을 해야만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아무리 고명한 의사라도 환자의 과거병력과 가족병력 등을 자세히 알지 않고선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초진환자의 경우 15∼ 30분동안 진찰하며 재진환자라도 8∼10분을 할애한다. 또 진료할 때 진단뿐 아니라 병에 대한 설명과 예방법을 자세히 얘기해주고 환자의 의문사항에 대해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물론 의사가 집에 방문해서 진찰할 때의 진료비는 매우 비싸 미국의 경우 1회 방문에 50∼200달러(약 3만8,000∼15만2,000원)나 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진찰비는 초진 5,500원, 재진 2,850원으로 저렴하지만 명의로 소문난 의사를 찾아갈 경우 충분한 설명을 들을 만큼 진료시간은 길지 않다. 질병에 대한 궁금증을 풀지도 못한 채 3분만에 진료실을 나오는 것이 다반사이다.
의료서비스는 전인적이어야 한다. 사람이 아픈 것이지 세포나 분자가 아픈 것이 아니므로 의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환자에겐 커다란 위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의 건강을 관리하는 데에는 지속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형병원 전문의의 3분진료로 지속성을 기대하기란 무리이다. 따라서 단골의사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단골의사는 환자의 병력뿐 아니라 가족병력도 파악하고 있으므로 좋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단골의사가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환자가 단골의사의 진료 의뢰서를 갖고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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